도내 4개 농업기술센터(이하 농기센터)의 관할구역이 일부 불합리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주민의 편의를 고려했다기보다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기존 북제주군(현 제주농기센터)과 남제주군(현 서귀포농기센터)농기센터 청사 활용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문제의 지역은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표선면이다. 조천읍은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에 소재한 제주농기센터가, 표선면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동부농기센터가 각각 관할하고 있다. 해당 지역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조천읍 주민들은 인근에 있는 동부농기센터를 놔두고 25㎞나 떨어진 곳을 방문해 농기계를 임대하거나 영농지도를 받고 있다. 표선면 주민들은 남원읍에 있는 서귀포농기센터 대신에 26㎞나 멀리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주민들은 시간과 경제적 부담 못지않게 영농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 농기센터가 관내 대량 재배 농작물을 중심으로 농가 지도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주민들은 사실상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애월읍과 조천읍 지역의 중점 농작물이 다르고, 표선면과 구좌읍에도 이질적인 요소가 있다. 동부농기센터가 표선면 관내 감귤재배 농가를 위해 감귤담당 공무원을 매주 수요일 표선에 상주토록 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주민들 일각에서 농기센터 청사를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주농기센터를 제주시 동(洞) 지역으로, 동부농기센터를 동부지역 중앙에 있는 성산읍에 두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막대한 예산은 물론 현 청사 소재지 주민 반발도 부담이다.
그렇다면 조천읍을 동부농기센터로, 표선면을 서귀포농기센터로 하는 관할 재조정이 대안일 수 있다. 해당 농기센터에 대해선 업무량을 진단해 추가적인 인력 배치를 검토하면 된다. 이 또한 주민여론 수렴은 필수다. 어쨌든 여러 대안을 놓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 언제까지 ‘지름길’ 대신에 ‘우회로’를 이용토록 강권하다시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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