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과 재중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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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얼마 전 중국 출장 때의 일이다.

일정을 안내하던 가이드에게 일행 중 한 명이 “부인은 조선족이냐”고 물었다.

순간 가이드의 얼굴은 굳어졌고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는 “나의 할아버지 고향은 부산이고 엄연한 한민족입니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이 유독 중국에 사는 동포들에게만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미국과 일본에 사는 동포들은 재미교포, 재일교포라고 부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선족은 중국에 사는 우리 민족이다.

100년 전만 해도 같은 민족이었지만 우리는 조선족을 멸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들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매우 다르고, 부르는 용어도 다르다.

미국과 일본에 거주하는 이들은 ‘재미교포’, ‘재일교포’라고 부르는 반면 중국에 거주하는 이들은 ‘조선족’이라 부른다.

중국에 사는 교포들은 어느 나라 교포보다 핏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그들은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이방인 신세다.

일제강점기 때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조선족 거주지에서 활동했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흐르고 다른 체제하에서 생활하면서 후손들은 사고와 문화면에서 많이 다르지만 여전히 우리와 같은 핏줄이다.

▲교포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나라에 아예 정착하여 그 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는 동포를 뜻한다.

하지만 우리는 재미교포, 재일교포라고 하면서 유독 중국에 사는 동포에게는 ‘재중교포’라고 하지 않고 조선족이라고 부를까.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에 대한 열등감이 중국동포에게는 멸시감으로 표출되는 것은 아닐까.

조선족은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의 하나로 중국 정부가 쓰는 말이다.

재중교포들 사회에서는 스스로 조선족이라 하지 말고 재중교포로 부르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역시 이들의 선조들이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따뜻하게 감쌌듯이 우리도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

우리가 중국에 사는 동포들에게 써야 할 말은 조선족이 아니라 재중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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