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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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보
  • 승인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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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흔히 작명소라 불리는 곳에서 지어내기도 하고 주변 생각을 빌리기도 한다. 물론 예전에는 상황에 따라 쉽고 편하다는 이유로 자칫 놀림거리가 될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았으며 남아 선호 사상 탓에 유독 딸이거나 밑으로 내려갈수록 이런 현상이 심했다.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예명을 지어 배꼽 빠지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절차가 복잡했고 차일피일 미루다 나이 들어 괜한 짓이고 부끄럽다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간단한 서류 몇 장으로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고민을 거듭해 봐야 한다. 원래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처음 본 인연과 서로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다가 조금 편해져 본명이 맞나 물으니 아니라며 놀란 표정으로 어떻게 아셨냐는 대답에 굳이 숨길 필요가 없어 지금 모습하고 너무 상반된다고 했더니 너무 흔하고 동명이인이 많아 바꾸려는 중이란다. 다행인 것은 아직 정식으로 법원에 제출하지는 않았단다. 그래서 직업이나 가정환경 등 현재를 볼 때 득보다 실이며 후회할 거라는 당부와 앞일을 위한다면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니 그렇게 해달란다. 이분은 남을 가르쳐서 보람을 찾아야 하는데 크게 엇나가는 삶을 살고 있었다. 부모의 무지가 만든 안타까움이다.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변해야 한다. 신생아가 막 태어날 때도 생각이 아닌 본능이 있다. 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식구들끼리 결정을 할 때 두 개 내지 세 개를 정한 후에 귀에 대고 살며시 불러보면 민감하게 반응한다. 손을 움직이거나 눈을 깜빡거린다. 꾸밈이 없는 정확한 사실이다.

강해 보이는 이미지로 기억되는 이와 우연한 자리에서 재회했다. 통성명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낯선 곳에서 만나니 반가움이 배가됐다. 그리고 얼마 후에 딱한 사연을 들었는데 남편이 사고로 죽고 아이가 어려 친정에 머무르고 있는데 뭐라도 해야 할 형편이지만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하고 자신감도, 경험도 없어 주저하고 있단다. 마침 시댁 살림이 넉넉해 가게를 해보라고 권유했으나 여의치가 않단다. 조심스럽게 새로움을 택하기 이전에 개명이 급하다고, 그래야 과거와 이별할 수 있다는 의견에 당장 실천하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사한 개업잔치에 부름을 받았다. 물론 상호명도 함께 해주었으니 귀한 대접을 받았다. 요즘 어려운 경기에도 늘 문전성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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