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만큼 음주 가무와 풍류를 즐기는 민족도 드물다. 오랜 기간 사람들은 즐겁고 슬프고 괴롭고 힘들 때 혹은 각종 모임에서 갖가지 이유를 대며 음주를 해 왔다. 올해도 연말연시를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술 권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술이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지금과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술은 인간 생활의 윤활유다. 술이 없으면 쌓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다. 또한 어색한 첫 대면이나 소원한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 빠져들면 몸도 마음도 상한다. 결국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건강과 생명은 물론 경제적·사회적 파탄까지 불러오게 된다.
지나친 과음은 간 및 위장질환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심근기능을 저하시키는 데 따른 심부전 유발 및 관동맥 경련에 의한 협심증, 부정맥 및 급사를 유발한다고 한다. 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혈중 중성지방을 상승시키고 비만,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적당량의 음주는 하루 에탄올 20g 이하의 양으로 술의 종류에 따른 술잔으로 쳐서 2잔 이하에 해당하는 양이다. 여성은 1잔 이하이고 체구가 작은 경우 더욱 줄여 마셔야 한다.
다가오는 연말연시 모임에서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술잔을 돌리거나, 폭탄주를 제조하는 것과 같은 구태의연한 주법을 버리고 마시는 술의 특성과 이에 어울리는 안주까지 제대로 알고 마시면 술로 인한 두통이나 숙취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술은 조금 마시면 약이지만 많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말은 동서고금의 영원한 진리다.
고광언,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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