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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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제주대 자연과학대학장·전산통계학과 교수/논설위원

올 한 해 동안 언론에 등장했던 IT관련 키워드들을 생각해 보면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블록체인 등이 떠오른다. 모두 연관된 개념들이고 이들을 융합해서 만든 서비스들이 4차 산업혁명의 토대가 될 것이다. 관련해서 “인공지능이 모든 일을 다 하면, 인간은 뭐하죠?”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런 질문이 나올 정도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카카오 카풀과 택시업계가 충돌하고 있는 동안 구글은 이미 자율주행 택시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운행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택시가 인간이 운전하는 택시보다 더 안전하다고 한다. 자율주행 택시들은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통정보를 교환하면서 서로 협력할 수도 있다. 초기의 혼란은 있겠지만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기존 차량을 대치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금융 분야에서도 2017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가 급성장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제안해 주는 인공지능이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1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 외 의료, 법률 등 거의 모든 전문가 영역에 인공지능이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채용비리를 예방하고, 적절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면접관을 사용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채용과정에서 인사담당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지능이 지원자의 음성, 동작 등을 분석해서 지원자가 직군에 적합한 적성을 가졌는지 확인해 준다.

창의성을 특징으로 하는 예술분야는 인공지능의 도전으로부터 자유로울까? 그렇지 않다.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는 음악의 경우도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생체센서가 당신의 뇌파를 측정해서 어떤 음의 조합이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지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옥시토신(호감을 느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과 같은 호르몬의 분비량을 측정하면서 당신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예술과 같이 창의적인 분야도 인공지능의 도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들을 모두 없앨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없어지는 일자리도 있고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을 것이다. 미군의 경우, 무인기 프레데터 드론 한 대를 시리아 상공으로 보내는 데 30명의 인력이 필요했고, 수집해온 정보를 분석하는 데 다시 80명의 인력이 필요했다. 2015년 미국 공군은 무인 항공기 운용인력이 부족하다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기도 했었다. 눈에 보이는 조종사는 없어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조종자들은 더 필요했던 것이다.

2019년 인공지능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가? 전체적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일자리를 위협받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자율주행은 많은 사람들을 운전이라는 노동에서 해방시키겠지만 택시기사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에 적합한 교육훈련의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해서 인간의 지능이 풀어야 하는 숙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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