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중도원(任重道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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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새해를 맞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누구나 이맘때 쯤이면 지난 1년을 뒤돌아 보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게다. 잘 된 일보다는 미처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이 더 크다.

2018년은 말 그대로 격동(激動)의 해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확산, ‘사법농단’ 의혹 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적폐 청산, 부동산 폭등과 소득주도성장론 논란 등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제주사회도 크고 작은 일들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기쁨과 환호, 분노와 좌절, 갈등과 대립 등의 과정이 교차되면서 숨 가쁜 한 해를 달려온 것이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이처럼 가슴 깊이 와 닿았던 시절이 또 있었을까.

6·13 지방선거 원희룡 지사·이석문 교육감 연임, 제주 4·3 70주년 전국화와 생존 수형인 재심, 강정 주민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8년 만에 감귤 북한행, 영리병원 조건부 개원 허가 논란, 예멘인 난민 대거 입국 사태 등이 제주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이슈다. 본보는 이를 10대 뉴스로 선정, 지난 24일자에 보도한 바 있다.

▲해마다 한 해의 끝자락이 되면 그 해를 정리하는 키워드가 뉴스를 타고 전해진다. 그중 우리사회의 집단지성인 교수사회가 추천한 사자성어가 단연 빛난다. 지난 1년의 국정 풍향과 사회 동향을 오롯이 담아내는 통찰력이 압권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무술년을 마감하면서 올해를 집약하는 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택했다고 한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단체·기관장이나 정치인 등이 중책을 맡거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각오나 소회를 밝힐 때 흔히 쓰인다.

▲임중도원은 논어 태백(泰伯)에 나온 증자(曾子)의 가르침이다. 문재인 정부 2년 차를 평가하고 정부에 대한 염원을 담은 글귀다. 문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체제 달성과 사회·경제 개혁을 성취하기 위해선 난제가 수두룩해 험한 길을 걸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절대 짐을 내려놓지 말고 굳센 의지로 끝까지 해결해 달라는 당부가 들어 있다. 동시에 촛불의 경고 의미도 함께 묻어 있다. 그나저나 갈 길이 먼 건 제주사회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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