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황금돼지띠’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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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경제부장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며칠 남지 않았다. 기해년은 황금돼지띠의 해다. 돼지가 상징하는 것은 재물이고, 돼지꿈을 길몽(吉夢)으로 여겨진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정월 상해일(上亥日)에 장사를 시작하면 좋다’는 속신이 있다. 상해일은 첫 번째 돼지날을 말한다. 황금돼지띠를 맞아 희망을 기대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오늘 이 시점에서 보면 내년 한 해가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올해도 힘들었던 제주경제가 내년에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제주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이 불안하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조사한 ‘제주관광산업생산동향’에 따르면 2017년 제주관광산업생산 총지수는 중국인 관광객과 크루즈선 입항 횟수 감소 등으로 전년에 비해 6.7% 하락했다.

문제는 이러한 추락세가 특정 업종과 일시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올해에는 더욱 심화됐다는 점이다.

올해 제주관광산업생산 총지수는 1분기는 전년 동기에 비해 1.5%, 2분기는 22.4% 상승했고, 3분기는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겉으로 보면 나름 괜찮은 지표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업종별로 소매업 지수는 속칭 중국의 보따리상들이 주도하는 면세점이 크게 늘어 전체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대형종합소매업, 수퍼마켓·종합소매업, 수산물소매업, 과실·채소소매업 등의 주요 업종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와 공연이 집중되고, 지난 3월 제주신화월드 카지노가 문을 열면서 여가관련서비스업지수가 올해 1, 2분기에 호조를 보였지만 3분기에는 급락했다.

운수업지수, 숙박 및 음식업지수, 관광임대업(자동차 임대)지수, 사업지원서비스업지수도 모두 하락세다. 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줄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조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제주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건설경기 역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내년에는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올해 3분기까지 제주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인구 유입 등으로 15세 이상 생사가능인구는 늘고 있는데 경제활동인구는 오히려 줄고 있고, 취업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15조1000억원에 달해 제주경제를 뒤흔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얼마 전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과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제주경기가 올해 4분기 들어 전분기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의 전망 역시 부정적이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경제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내년에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어렵다는게 더 큰 문제다. 오히려 더 불안해 질 수 있다는 말들이 많다. “언제나 어렵지만 내년에는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어느 소상공인의 얘기가 생각난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주경제는 관광·부동산·건축경기 호황과 감귤산업 등의 선전으로 비교적 호조세를 누려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제 다시 정말 어려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정의 경제위기 대응 능력에 시선이 쏠린다. 원희룡 제주도정이 앞으로 다가올 위기들을 이겨내고 황금돼지띠의 해인 2019년에 황금돼지와 같은 희망을 도민들에게 안겨 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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