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령 하귤나무 황금빛 열매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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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개혁 때 김홍집 총리대신으로부터 받은 씨앗서 발아
故 김성보 의장 기증…작년 3월 감귤박물관 이식 후 첫 결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하귤나무를 보기 위해 왔어요. 황금빛 열매처럼 밝고 희망이 넘치는 새해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해 3월 감귤박물관 매표소 입구 정원에 이식된 전국 최고령 하귤나무(수령 125년)에서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며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 하귤나무는 고(故) 김성보 전 서귀읍의회의장과 현문아 여사(90), 그리고 이들의 7남매가 기증한 것이다.

이 나무에서 맺은 열매 씨앗이 성장한 하귤나무(수령 약 102년)도 함께 옆에 이식됐지만 열매가 달려있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주고 있다. ‘아버지’보다 수세가 약해 건강을 위해 열매를 모두 따버렸기 때문이다.

현 여사의 가족들에 따르면 이 하귤나무는 구한말 갑오개혁을 주도한 김홍집 총리대신(1842~1896)으로부터 건네받은 씨앗이 발아해 자란 것이다.

나무에 대한 내력은 현 여사의 둘째 아들인 김부찬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보유한 ‘경주김씨익화군제주파세보권일(慶州金氏益和君濟州派世譜卷一)’에 식재 경위가 상세히 수록됐다.

자료에 따르면 과거 감목관을 지낸 김 교수의 증조부인 김병호 옹이 말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고종 31년(1894년) 상경해 먼 일가인 김홍집 당시 총리교섭통상사무를 만나 감목관직 폐지를 부탁했고, 김홍집 총리교섭통상사무는 감목관직 폐지를 약속하며 기념으로 하귤 씨앗 3개를 선물로 건넸다.

현 여사의 집 안뜰에 파종된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다 이후 관리 과정에서 밑동이 잘리는 위기를 겪었지만 새순이 돋으면서 오늘까지 강한 생명력을 이어왔다.

홍기확 감귤박물관 운영팀장은 “문헌과 구전을 통해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이 나무가 우리나라 최고령 하귤”이라며 “포토존으로 인끼를 끌면서 박물관의 랜트마크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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