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황금돼지해
  • 제주신보
  • 승인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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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돼지는 인간이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에 가축화가 이뤄졌다. 다산과 빠른 성장이란 장점 때문에 사육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다산 종은 한 번에 10마리를 낳는데, 연간 두 차례 정도 출산한다. 임신 기간도 114일로 짧은 편이다. 게다가 생후 6개월이면 체중을 양질의 살코기를 얻을 수 있는 110㎏까지 키울 수 있다. 1㎏을 얻는 데 사료는 3㎏이면 충분하다. 이는 소의 절반에 불과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돼지를 제물(祭物)로 많이 사용한 데에는 이런 여러 장점이 작용했다고 본다. 가축으로 사육을 했기에 다른 동물처럼 위험을 무릅쓰면서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됐다. 여타의 대 가축에 비해 물량 조달도 수월했다. 제를 지낸 후 함께 나눠 먹는 고기는 공동체에 행복감을 선사했다.

▲2006년에 갑자기 결혼식장들이 분주해졌다. 그해 결혼하면 백년해로한다는 쌍춘년(雙春年·음력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는 해)이라는 말에 따라 결혼 건수가 전년보다 전국적으로 1만6000여 건이 늘었다. 이듬해 2007년은 황금돼지해(실제는 丁亥年·붉은돼지해)라 웬만한 병원 신생아실마다 아기 울음이 가득했다. 실제로 그해 신생아 수는 전년보다 4만5000여 명이 더 태어났다.

2010년 경인년(庚寅年)은 신령스러운 백호해였다. 2012년 임진년(壬辰년)은 상서로운 기운을 지닌 흑룡해였다. 이 두 해에도 출산 붐이 일었다. 호랑이와 용의 기를 받아 영특한 아이가 태어난다는 말이 퍼지면서다.

▲올해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이다. 천간(天干)에서 ‘기(己)’는 토(土) 즉 흙에 해당하고 이를 색깔로 따지면 노란색 혹은 황금색을 의미한다. ‘해(亥)’는 십이지(十二支)의 열두 번째로 돼지를 뜻한다. 이래서 올해를 진짜 ‘황금돼지해’라고 하는 것이다. 풍요를 의미하는 황금과 돼지가 만났으니 곱절로 길(吉)하다는 해다.

돼지는 신화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 새끼를 많이 낳는 번영의 상징, 재산과 복의 근원으로 여겨져 왔다. 서유기 저팔계에서 보듯이 재앙을 물리치고 잡귀를 쫓는 수호신이며, 저돌적(猪突的)이란 말처럼 야성의 화신이다. 돼지꿈은 용꿈과 함께 우리 민속에서 최고의 길몽이다. 용꿈이 권력을 나타낸다면 돼지꿈은 재물을 상징한다. 누구나 이 꿈을 꾸면 가슴을 두근거리며 복권을 산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복덩이의 힘찬 울음소리로 모두에게 풍요롭고 다복한 한 해가 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