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버스 서비스, 패러다임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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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재정이 투입된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버스 이용 서비스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고 한다. 무정차나 불친절 등 민원 건수가 되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11월 말까지 접수된 버스 불편신고는 총 479건이다. 전년도 362건을 훨씬 뛰어넘는다. 무정차가 235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로 이탈(70건), 불친절(68건), 시간 미준수(6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버스 불편 민원이 넘쳐난다. 민원인 주모씨는 “버스기사가 혼잣말로 욕을 하고 난폭운전을 일삼아 버스 타는 동안 내내 긴장했다”고 호소했다. 학생 김모양은 “버스가 환승시간을 지키지 않아 1시간 거리를 3시간 걸리는 일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노인들이 정류소에 서 있을 땐 세우지 않는다” 등의 민원도 이어졌다.

문제는 해마다 천문학적 재정을 보전해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도 그 결과가 후진한다는 데 있다. 제주도 지원금은 지난해 982억원에 이어 올해 925억원이다. 기사들의 초임 급여도 연 4200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버스업체와 기사들이 혈세로 이익을 누리는 반면 시민들은 불친절과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의 조치는 시정 또는 경고나 과징금을 부과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친절응대와 안전운전 등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말뿐이다. 업체 적자를 보전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해도 그 결과가 이러니 심각한 일이다. 이러다간 보조금의 지급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질지도 모른다.

운전기사가 승객과 친절하게 교감하는 건 필수 덕목이다. 나아가 안전운행과 장애인·노인·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근원적 서비스는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시민은 깨끗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참에 담당 공무원들이 시민의 발인 버스 체험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영하의 날씨 속에 무정차로 지나간 버스를 경험해보라는 얘기다. 이제 우리도 대중교통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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