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설(風水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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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예전에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제주의 명당(집터)을 이야기하면서 몇 곳을 꼽은 적이 있다. 기억에서 꺼내기가 조심스러워 어느 학교와 도서관 정도로만 밝혀두겠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지목한 곳이 후세들의 배움터가 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다행스럽게 여겼다.

그런 그가 청와대와 관련한 풍수로 유명세를 치른 적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다. 청와대에서 불러 두 번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청와대 자리는 논 아니면 습지였지 사람이 살던 땅은 아니었다”며 천기를 누설했다. 이른바 청와대 흉지설(凶地說)이다. 이에 대한 논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말로와 연관해서는 증폭하다시피하고 있다. 하야, 시해, 구속, 투신, 탄핵과 구속 등으로 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명지대 석좌교수)이 청와대 풍수에 불을 지폈다.

광화문 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인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위 ‘광화문 대통령’ 공약 보류를 최근 발표하면서 장기적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먼저 ‘대통령 관저’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풍수상 불길하다”는 것이다. 법령에 따라 위촉된 대통령 직속 위원회 관계자가 청와대에서 공개적으로 풍수설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이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즐겨 썼던 그의 발언이라 터무니없게 들리지는 않는다.

예전에도 풍수지리학자들 사이에선 관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다. 폐쇄적인 구조여서 사는 사람을 폐쇄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곳에 머물게 되면 물이 고여 있는 것처럼 밖으로 나가기 싫어지고, 은둔하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폐쇄적인 성향으로 변하게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 참여했던 승효상 건축가도 비슷한 의견을 말한 적이 있다. “관저는 빛도 잘 안 들고 환기도 안 된다. 그런 건물에 거주하면 삶의 질이 나빠진다·” 이쯤 되면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의 입으로 호랑이도 만든다)요, 중구삭금(衆口?金·여러 사람이 합해 말하면 굳은 쇠도 녹인다)이다.

▲청와대 풍수설에 대한 여론은 반신반의(半信半疑)다. 맹신하기도 그렇고, 불신하기도 그렇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것이 잠잠할 것이다. “그 자리를 이겨내는 사람이 살면 문제없다”는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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