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택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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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한 개인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남기려는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겨보면 남을 위한 희생과 봉사를 삶의 지표로 삼으라는 교훈을 남기는 숭고한 이름들이 있다. 누구에게나 부여된 임무이며 책임이다. 신분에 구애받지 않으며 얼마나 귀한 가치로 기억될 수 있는지 아니면 게으르고 천박하다며 따가운 눈치를 받았는지 시험대에 오를 때 고민해봐야 한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슴에 묻은 채 찾아온 어머니는 얼마 전 사랑하는 딸과 슬픈 이별을 했는데 태어날 때부터 중증장애로 불편한 생활을 했지만 언제나 평화로운 분위기와 다정한 눈빛으로 미소를 보내주는 착한 아이였는데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부모 곁을 떠나 시간으로 지울 수 없겠지만 영혼의 존재를 믿기에 희망으로 하루를 보내는데 요즘 들어 꿈에서 나와 뭔가 할 말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 고민 끝에 왔다며 도움을 달란다. 부름에 온 모습은 밝고 건강한 청년으로 생전과는 달라 보였으며 마치 배움을 주려는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이야기이자 메시지를 남겼다.

‘오랜만에 환생의 경험을 했네요. 뜻하고 원하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기에 충분히 만족하며 남겨진 이웃이나 가족에게 아픔을 주었으나 겸손하라는 무언의 암시를 주었기에 행복했습니다. 모두는 쓰임새가 어디인 줄 알아야 하며 필요로 하는 곳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약속처럼 해야 합니다. 물론 대가를 바라는 어리석음은 깊은 상처가 되어 성장의 방해를 줄 수 있지요. 지구를 떠난 다음은 믿음으로 얻을 수 없으며 어떤 책에도 그림조차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침에 눈이 떠짐과 동시에 밤에 잠이 들 때까지 순간의 소중함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이곳은 당신들끼리는 알 수 없는 전혀 다른 공간이니 이거다 하는 욕심부터 지워야 합니다. 소경의 지팡이를 잡고 진짜인 양 행세하는 가짜들의 탈을 벗겨야 겨우 문틈으로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지요. 분명한 것은 사람이 만든 죄와는 확연히 다르지요. 배고픈 노숙인에게 한 끼 식삿값을 전하는 따뜻했던 정성은 부러움을 받아내며 성장이라는 선물이 덤까지 따라오지요.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기 때문이지요. 가장 나쁜 선례는 자만과 독선 그리고 가지려는 이기심이지요.’

여기까지 마치고 낳아주고 길러줘서 감사하며 곧 다시 만날 거라는 언질을 남겼다. 힘을 쓰는 일로 집안에 보탬이 못 됐다는 농담은 든든한 위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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