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秋夜/支韻 (가을밤에/지운)
(124) 秋夜/支韻 (가을밤에/지운)
  • 제주신보
  • 승인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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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撫耺 金祥玉 (작시 무운 김상옥)

冷氣前庭月色滋 냉기전정월색자 싸늘한 앞뜰에 달빛 반짝이고/

銀河玩笑碧空施 은하완소벽공시 푸른 하늘엔 은하수 우스개하며 즐긴다/

寂蕭半夜聞啼蟋 적소반야문제실 쓸쓸한 밤에 귀뚜라미 소리 들리니/

燈下書中降古思 등하서중강고사 등잔 밑 펼친 책 위에 옛 생각 내려앉는다/

■주요 어휘

▲冷氣(냉기)= 찬 기운 ▲月色(월색)= 달빛 ▲玩笑(완소)= 농담하다. 농지거리하다 ▲碧空(벽공)= 푸른 하늘 ▲寂蕭(적소)= 고요하고 적적하다. 쓸쓸하다 ▲聞= 들을 문(평성). 들릴 문(측성) ▲蟋=귀뚜라미 실 ▲蟋蟀(실솔)=귀뚜라미 ▲古思(고사)= 옛 생각. 舊思(구사)= 옛 생각

■해설

지난 가을 찬 기운이 감도는 달밤에 참으로 오랜만에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었다. 제주시 외곽 지역인 이 곳 구산동은 자연녹지 지역이라 농지와 과수원이 많다. 예전에는 매미랑 방아깨비 등 곤충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농약과 화학 비료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주변에는 곤충들의 수가 부쩍 줄어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런데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렸다. 반갑기도 하였지만 그 처량한 울음소리는 필자의 독서를 잠시 멈추게 하고 생각에 젖어들게 하였다. 어린 시절 귀뚜라미를 붙잡아 방안에서 키우던 일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즐거웠던 일이랑 씁쓸한 일들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주마등처럼 펼쳐 지나갔다.

추야(秋夜)는 이를 소재로 하여 전경후정(前景後情)의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지었다. 압운(押韻)은 평성 지운(支韻; 滋, 施, 思)이며, 평측은 차례로 仄仄平平仄仄平, 平平仄仄仄平平, 仄平仄仄平平仄, 平仄平平仄仄平이다. <해설 무운 김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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