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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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원희룡 제주도정이 새해 들어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자 유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투자 유치 업종 및 대상 국가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IT·BT·CT 산업, 신재생에너지, 블록체인 등 신성장 동력산업을 중점 유치산업으로 선정, 투자 유치 국가도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북미(신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 싱가포르(블록체인), 일본(6차산업·BT), 유럽(스마트시티·화장품)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올해부터 투자 유치 다변화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2002년 사람·상품·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자유도시 출범 이후 IT·BT·CT,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화장품 등은 제주도정의 핵심 투자 유치산업이었다.

하지만 16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들 산업에 대한 해외 투자 유치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전문 인력 확보, 시장성, 기반산업 등 제반 여건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미국·일본·유럽 등을 대상으로도 수차례 투자 유치 설명회 등을 개최하면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

원 도정이 발표한 이번 계획이 투자 유치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인지, 아니면 계획만 그럴듯한 전시성 행정의 산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투자 유치는 제주의 투자 환경과 메리트(이익·장점)가 좌우한다.

그런데 작금의 제주 투자 여건은 예전에 비해 나빠지면 나빠졌지 더 좋아진 것은 없다. 국제자유도시 출범 후에는 투자 기업에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일괄처리과’를 신설해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규제 완화도 뒤따랐다.

물론 전(前) 도정의 투자 유치 정책이 완벽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법과 원칙에 의하지 않고 인치(人治)에 의해 좌지우지되다보니 난개발 논란을 초래했다.

▲<사기> ‘이장군전’에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는 말이 있다. ‘복숭아와 오얏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나무 밑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인품이 있는 사람 밑에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든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투자 유치도 마찬가지다.

투자 여건이 좋고, 성공 가능성이 있으며 제주도정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때 투자 유치도 이뤄진다.

거둘 열매가 없거나 갈 길이 첩첩산중이면 누가 선뜻 길을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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