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심번(心煩)을 치는 치자
치자-심번(心煩)을 치는 치자
  • 제주신보
  • 승인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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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치자는 여름철에 하얀 꽃을 피우는데 꽃이 예뻐 조경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겨울이 되면 꽃핀 자리에 독특한 색과 모양의 열매가 맺힌다. 주황빛이 도는 길다란 타원형의 몸체와 머리 위에 붙은 여러 개의 뾰족뾰족한 창날 같은 형상이 예사롭지 않다.

한약재 치자(梔子)는 치자나무(Gardenia jasminoides Ellis)의 잘 익은 열매로서 그대로 또는 끓는 물에 데치거나 찐 것이다.

치자는 청열약(淸熱藥)으로 몸 안의 이열(裏熱)을 치료한다. 일체의 몸 안의 열병을 치료하는데 열이 흉격(胸膈)에 있어 가슴이 답답하거나 토혈(토혈)하는 증상에 쓰이기도 하고 습열이 아래 쪽에 맺혀 혈뇨 또는 소변이 시원하지 않는 등의 증상 등에 두루 쓰인다. 근래는 담낭염, 급성황달성간염, 신우신염, 요도염 등 질환에 응용하기도 한다. 외치로는 소염 효과가 있어 염좌를 치료한다.

치자는 위로 올라가 심장의 열을 끄는 데 뛰어나다. 심장에 열이 생기면 심번오뇌(心煩懊)하여 수면이 불안해진다. 심번(心煩)은 이열(裏熱)로 인해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고 오뇌(懊)는 가슴 속이 몹시 괴롭고 답답하며 뭉쳐 있는 것 같으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것이다. 당연히 마음이 불편하여 잠이 못 들거나 잠들었다가도 일찍 깨기 십상이다. 치자는 이러한 증상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심번으로 인한 불면증에 주요하게 쓰인다.

 

한약재 치자
한약재 치자

치자 잎은 부기를 내리고 타박상을 다스린다. 치자 꽃은 폐열(肺熱)을 없애서 이로 인한 기침이나 코피 나는 것을 치료한다.

치자는 몸이 차고 비기(脾氣)가 허약하여 변이 무른 자는 복용에 주의한다.

치자는 수백 년 전에 중국으로부터 전래 되었다고 한다. 상록활엽수이며 고온다습한 지역에 잘 자라 제주의 자연 환경에 적합하다. 향도 좋거니와 하얀 꽃이 예뻐 한라수목원이나 중문관광단지 등 주요 거리에 가로수로도 활용되고 있다.

마음의 심번은 대개 스트레스로 기인한다. 현대인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아마도 금전적 문제일 것이다. 돈 전(錢) 자에는 창 과(戈) 자가 두 개 붙어있다. 현대인에게 돈은 모든 것을 만들어주는 요술 단지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가슴을 겨누는 창이 되기도 한다. 옛날처럼 창과 무기로 사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돈으로 손끝 하나 안 대고도 해칠 수 있다. 이처럼 잘 쓰면 생명수이지만 돈 앞에 도덕도 염치도 없어질 때는 무기가 된다. 돈이 가진 양면성이다.

치자 열매의 모양도 창끝과 같다. 마음의 화열(火熱)을 끄는 창. 혹 화(火)가 쌓이고 불면이 생긴다면 치자를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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