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자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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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前 백록초등학교장·동화작가

T.S.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는데, 1·2월은 입시생, 취준생들에게 잔인한 달이다. 대학입학이 보장된 학생이나 취준생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학과, 회사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지 못한다.

TV에서 영재발굴단에 출연하여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갖게 된다. 어린이들이 가진 집중력과 재능에 감탄하지만 평범한 자녀를 가진 부모들 입장에선 속 터지는 일이다. 모든 어린이가 부모가 바라는 것처럼 자라진 않는다.

학부모님들에게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방향 설정을 학력으로 할 것인지 행복한 아이들로 할 것인지 판단이 안 될 때가 있다. 학부모들의 생각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다지능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IQ나 학업성적만이 전부가 아니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어 공부를 강조하는 걸 싫어하는 학부모님이 있다.

어린이는 놀아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부에 찌들지 않고 마음껏 놀 수 있는 자유를 가진 학생들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평가와 숙제로부터 해방된 어린이들은 하고 싶은 놀이나 운동, 게임, 스마트폰 정보탐색만 하면 행복해진다. 혼자서건 친구들과 함께 하건 하고 싶은 놀이를 하는 어린이는 행복하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학력이나 독서를 도외시하고 놀이에만 탐닉하는 어린이들을 보면 불안하다.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학력에 저항을 받거나 수포자가 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학력을 갖추지 못하여 교육과정을 이해할 수 없어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들도 취업을 택하기보다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이어서 졸업 후 어떤 직업을 선택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행복한 국민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현재의 행복이 미래의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공부에 재능이 없다면 일하는 습관이라도 길러주는 게 자녀를 성공적으로 기르는 것이 아닐까. 재산이나 물려받을 사업체라도 있는 학생들이라면 그나마 미래가 보장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 공부도, 일하는 습관도 가르쳐 주지 않으면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고, 어린이는 놀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자녀를 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학력과 일하는 습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사회적인 동물인 사람이 제구실을 하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있어도 인간성이 없다면 어느 곳에서나 배척을 받는다. 성공적인 자녀교육,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제 몫을 하는 국민으로 기르는 일은 국가나 학교에만 맡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과 배려의 가정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교사들을 만나 고충을 들어보면 전담 교사가 늘어나 수업시수가 줄어들고, 각종 예체능 대회는 강사가 대신해주며, 교육환경이 좋아졌는데도 학생들의 일탈된 언어와 행동, 학부모의 간섭으로 교사들이 위축되어 있다.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교사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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