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민호군·삼다수공장 이어
재발 방지 약속은 ‘공염불’
제주지역 공공사업장에서 또 다시 근로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행정당국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15일 오전 8시께 제주시 회천동 쓰레기매립장에서 근로자 양모씨(49)가 재활용품 선별기 컨베이어 벨트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양씨는 머리와 허리를 크게 다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제주시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양씨는 재활용품 선별기 내 센서를 청소하는 하고 있었고, 이를 미처 알지 못한 다른 직원이 기계를 작동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계 조정과 정비할 경우 기계를 완전히 정지한 후 시행하도록 현장 안전수칙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는 사고 즉시 선별기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각 선별공정마다 기계 작동을 수동으로 전환하는 장치가 있었지만 당시 해당 공정은 자동으로 놓여있었다”며 “시운전 작동을 알리는 방송 또한 없어 양씨가 대응할 시간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말 뿐인 사업장 안전사고 재발방지 대책 탓에 제주지역에서 안전불감증은 여전하고, 인재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지역 사업장에서 지난해만 안전사고로 1008명이 다치고 12명이 숨졌다.
2017년 10월 음료 제조업체에서 사고를 당해 숨진 고(故) 이민호군 사망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안전대책 마련 요구가 거셌다.
하지만 불과 1년만인 지난해 10월 제주 삼다수공장에서 3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이후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지역 여타 사업장에서 다시는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마련된 후속대책은 없는 상태다.
안전보건공단 제주지사 관계자는 “대다수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작업 전 전원을 차단하는 등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생기고 있다”며 “우선 사업장 내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