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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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보
  • 승인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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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아이들은 저절로 자란다. 하지만 조금 북돋아주면 훨씬 더 잘 자랄 수 있다. 마냥 어린 아기로만 생각하던 아이들이 어느 날 무엇인가 도전해보고자 할 때, 부모가 먼저 안된다고 하면 아이들은 그 도전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일부러라도 한 단계씩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미리 계획했다가 적당한 기회를 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이끌어주는 부모가 자녀를 주도적으로 자라게 도와주는 부모다. 필자가 했던 경험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장보기(5) - 다섯 살 쯤 된 아이가 마트에 가서 혼자 무언가를 찾아 사오기는 쉽지 않다. 매일 엄마를 따라다녔던 아이라면 혹시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심부름을 시키면 안된다. 예행연습도 해보고 아이가 확실하게 찾을 수 있는 우유나 아이스크림 정도를 혼자 사올 수 있게 한다. 망설이는 아이라면 이슬이의 첫 심부름이라는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이웃에 친구가 혼자 뭔가를 사오는 모습을 보여주면 효과적이다.

2. 혼자 집에 있어보기(6) - 동생이 있으면 좋지만 요즘은 혼자 자란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혼자서 아무도 없는 집에 있어보게 하는 것도 성취감일 수 있다. 미리 엄마가 몇 시에 들어올 것임을 확실하게 약속한다.(그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한다) 적어도 한 시간 이상 혼자서 지낼 수 있게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3. 친척집 가서 하룻밤 자고 오기(7) - 방학 즈음에 아이에게 잘 설명하고 이것도 좋은 공부라는 목표를 알려준다. 비교적 아이와 친숙한 이모나 고모, 혹은 할머니 댁이라면 좋다. 부모 없는 곳에서 하룻밤 자보는 기회를 마련해보는 거다. 잠을 설치든, 잘 못 먹든 해낼 수 있다면 아이는 잘 분리되어가는 중일 것이다.

4. 혼자 버스 타서 친척집 방문하기(9) - 방학 중에 도전 과제로 실천해볼 수 있다. 집에서 출발해서 버스를 갈아타고 할머니댁에 다녀오게 했더니 오히려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는데 할머니가 더 놀란다. “아이고! 무신 일이니게, 어떵허영 아이들만 와시니?”하고 당장 전화가 올 것이다. 안쓰러운 할머니가 쥐어준 용돈을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무사히 집에는 왔다.

5. 점심 준비하기(11살 이후) - 이것도 방학 때 했던 과제다. 방학에 삼시 세끼 마련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요리를 하는 것이 즐거운 일일 수 있다. 얼마 한도에서 장볼 돈을 주고 직접 밥상을 차리게 했더니 즐거운 한 끼가 되고 엄마는 밥상 차리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강력 추천이다. 꼭 장을 보지 않아도 된다.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비빔밥이나 볶음밥 등을 만들도록 하고 그 요리에 제목붙이기 놀이를 하며 함께 먹는다면 방학 중 즐거운 기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