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주흑우가 멸종 위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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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흑우가 멸종 위험에 처했다고 한다. 잘 보존되는 줄 알았더니 해가 바뀔수록 그 사안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모양이다. 작년 말 도내 흑우 사육두수는 농가와 기관을 합해 632마리에 머문다. 2013년 천연기념물 지정 당시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그 규모가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 지침상 멸종위험 군(群)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제주흑우의 육질은 일본의 ‘와규’ 못지않는다는 평가가 이미 나왔다. 그럼에도 흑우 개체수가 갈수록 떨어지는 건 가격 경쟁력 탓이라고 한다. 생육기간은 36개월로 한우보다 6개월이 더 길다. 다 자란 한우의 무게가 700~800㎏인데 흑우는 600㎏선이다. 농가 입장에선 경영비가 더 들면서 사육을 꺼리는 셈이다.

사실 제주흑우는 1960년대만 해도 1만마리 넘게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 들어 육량 위주의 정책으로 한우 교잡우가 대량 사육되면서 흑우가 빠르게 자취를 감춘 것이다. 다행히 1990년대 축산진흥원 등이 흑우 종보존·사육에 나서면서 고비를 넘겼다. 여기에는 제주대도 힘을 보탰다. 2009년부터 제주흑우의 복원기술을 개발해 대량 번식의 길을 열어놓았다.

문제는 이 같은 호조건에도 제주흑우가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라는 거다. 국가 자산으로 인정받은 만큼 범정부 차원 지원을 기대했지만 십수년째 흑우 명품화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국이 나몰라라 하는 사이 열성 유전자 송아지가 태어났는가 하면 종자 보전 및 개량을 위해 키우던 흑우가 폐사하는 일도 여러해 발생해 아쉬움이 더한다.

제주흑우가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요인이 여럿이다. 무엇보다 수년간 진행 중인 흑우 증식사업과 생산농가에 대한 당국의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수한 종축 보존과 고품질 흑우 육성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팀을 뒷받침해야 함은 물론이다. 보호 자원조차 무관심으로 멸종케 해서야 앞으로 제주가 무얼 보여주고 자랑할 건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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