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한라산 넘는 가스중독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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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료원에 고압산소기 있어도 중환자실·응급센터 없어 무용지물

제주지역에서 촌각을 다투는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치료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서귀포시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의료원 내에 중독 회복이 가능한 고압산소치료기가 버젓이 있지만 응급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16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에 고압산소치료기를 갖춘 의료시설은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 2곳뿐이다.

제주도는 해녀 잠수병 치료를 위해 해양수산부 지원을 받아 2009년 두 의료원에 설비를 도입했다.

고압산소치료기는 해녀와 다이버 잠수병, 당뇨·수술환자 등 다양한 치료는 물론, 일산화탄소 중독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2월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고교생 10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3명이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학생 2명이 고압산소치료기의 도움을 받아 의식을 빠르게 회복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시지역 일산화탄소 중독 응급환자들은 뇌손상 등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치료를 위해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응급의료시설을 갖추지 못한 제주의료원에서 응급환자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16일 오전 제주시지역에서 번개탄을 피우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환자가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돼 고압산소 치료를 받았다.

앞서 제주시 한림읍지역에서 노후화된 LPG 배기관 탓에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환자도 고압산소치료를 받기 위해 서귀포의료원 이송되기도 했다.

지난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된 환자 19명 가운데 12명이 제주시지역에서 중독사고를 당했다.

더욱이 제주의료원을 제외한 제주시지역 종합병원들은 고압산소치료기 가격이 수억 원에 달하는 데다 인건비, 수리비 등 적자 운영도 예상돼 기기를 갖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의료원은 응급실 등을 갖추지 못해 제주대병원 응급실과 연계해 주간 치료만 실시하는 상황이라며 제주의료원 고압산소치료기를 제주시지역 종합병원으로 옮기려고 해도 적자 탓에 이를 도입하려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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