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순간들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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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침 숲에 지나갔던 그 무엇/강방영 시집

조금씩 나를 잊자//새들마저 조용한/눈 오는 날//오가는 사람 없는/눈 덮인 마당처럼//목숨은 녹슬며 부서지는데/보이지 않는 세월 흔적 없는 만남//생각도 지치면 사라지고/비어가는 것이 별일 아니니//고요한 풍경 속에/이제부터 나를 버리 버리자.//’(잊어가기전문)

찰나의 순간들이 모이며 인생이 완성된다. 스치듯 날리는 바람에도 의미를 부여한다면 삶이 풍요롭지 않을까.

사람 사는 냄새를 가장 정교하고 압축적인 단어로 표현한 게 바로 시다. 단조로운 일상을 포착해 의미를 담아낸다. 시인의 내적 감성이 표출돼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삶을 한번 쯤 뒤돌아 보게 한다. 강방영 시인이 펴낸 시집 그 아침 숲에 지나갔던 그 무엇도 그렇다.

시인의 8번째 시집은 유독 죽음이라는 시상을 많이 활용했다. 자신과 가까운 이들의 죽음과 유족들의 슬픔을 직접 목도하는 아픈 경험들은 삶을 뒤돌아 보게 한다.

80편 가까운 시편들이 수록된 이번 시집은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시인의 삶의 터전에서 느끼는 생명의 힘에 대해 2부에서는 삶의 과정에서 경이롭고 신비한 순간들에 대해 3부에서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과 작별의 순간들에 대해 4부에서는 이같은 경험들을 겪고 난 후 차분해진 시선으로 돌아본 흩어진 삶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20편 가까이 시편들로 이뤄진 각 부에서는 시들이 독자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시문학사 ,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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