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열전(熱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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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점입가경이다. ‘근대역사문화공간’을 놓고 펼쳐지는 ‘목포 열전(熱戰)’을 두고 하는 말이다. 흥행의 3박자를 다 갖춘 듯 국민적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소재 자체는 묻지마 대박인 부동산이다. 휘발성이 강해 입소문까지 났다. 출연진에 정치 거물까지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다. 관전 포인트도 한둘이 아니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기에 점점 흥미진진하다.

손혜원 의원 측이 단기간에 20여 건의 건물과 토지를 매입한 것은 다수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투자냐, 투기냐가 충돌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 주인은 누구입니까”도 따져봐야 한다. 탁월한 안목으로 쇠락한 도시를 살린 은인인지, 큰 그림을 그려 조용히 이득을 챙기려고 했는지 등은 진실게임에서 가려질 것이다. 어쨌든 투자든 투기든 전(錢)이 두둑해야 뛰어들 수 있다. 그래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라는 우스갯소리에도 웃지 못하고 입씨름만 할 뿐이다.

▲목포 민심의 향배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벌써 마치 ‘굴러온 돌’과 ‘박힌 돌’ 이 치고받고 있다. 손 의원이 이곳을 지역구로 하는 박지원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배신의 아이콘’, ‘노회한 정치인’이라면서 차기 총선에서 그를 물리치는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의 유세차까지 함께 타겠다고 했다. 자신을 ‘듣보잡 초선’이라고 지칭하면서 거물 정치인에게 도발한 셈이다. ‘도심 재생의 아이콘’으로서 자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조사 꼭 같이 받자”며 “누가 미꾸라지고 누가 곰인지 진검승부 한 번 가려보자”고 했다.

박 의원은 손에게 ‘선’을 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투기의 아이콘’, ‘목포를 과잉 사랑하지 마라’라고 한 것을 보면 주인으로서 객(客)이 부담스럽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물을 구정물로 만든다”면서 “재주는 분명 박지원이 부렸다”고 했다. 어디까지나 구도심 재생 사업과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은 자신의 공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주객(主客)의 다툼이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당까지 뛰어들면 싸움판이 커질 수도 있다.

▲원도심 재생 등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제주의 최대 현안이기도 하다. 목포 열전을 재미로만 지켜볼 수 없는 이유다. 제주의 선량(選良)들은 원도심과 근대역사 유산을 위해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또 원도심 시장 방문으로 퉁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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