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으로 가득찬 도지사 신년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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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지난 연말 제주도지사는 지역 인터넷 언론사들과의 신년대담을 통해 그간의 영리병원 허용, 시청사 부지 행복주택 철회 등 지역현안에 대한 소회(所懷)를 밝혔다.

영리병원 허용에 대해서는 당장은 비판이 드세지만 후일 좋은 평가를 기대한다고 했다. 오라 관광단지 자본검증 필요성에 대해선 최소한의 먹튀나 부실투자로 인한 후유증을 막기 위해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 이유로 예래단지 사태나 부실투자 문제를 막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들었다. 그래서 충실히 자본검증을 해서 먹튀 내지는 부실투자로 인한 후유증 문제를 최소화 시키겠다고 했다.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조사 용역 등에 대하여 국토부와 반대 대책위원회가 파행을 빚고 있는 사태에 대하여도 구체적 입장을 피력했다. 웰컴시티 사업의 폐기,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백지화 등에 대한 철회사유, 제주공항 주변 개발구상 폐기 사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복합 환승센터 설치 사업은 그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라면서 어떤 시설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주민들이 동의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규모나 최종 위치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필자 또한 개인적으로는 제주인의 입장에서, 재산세 납세자의 입장에서, 제주발전을 누구보다 학수고대하는 입장에서, 특히 위의 현안들에 대하여 ‘건방진’ 졸고의 칼럼들을 여러 차례 썼던 인연의 발로에서 신년대담을 읽고 몇 가지의 회한(悔恨)의 정(情)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영리병원 허용처분은 사전에 소위 ‘숙의민주주의’ 차원에서 허용여부에 대한 가부가 결정되었음에도 이를 뒤집어 무작정 허용처분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허용하려 했다면 전결권한 규정에 따라 오해 없이 허용처분을 내렸어야 했다. 조건부 허용 또한 법리적으로 옳지 않아 보인다.

둘째, 오라단지개발 자본검증은 도지사가 투자여부를 결정하기 전(前)단계 절차에서 걸러져야 맞다. 사후검증은 제주의 투자유치시스템의 부재를 드러낸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사후검증보다 투자유치시스템의 구축이 선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셋째, 개발 사업은 능력과 여건 등을 감안하여 도민이익 배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경중(輕重)을 가려 추진했으면 한다. 마구잡이로 추진함은 경우에 따라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1954년 ‘선교사제’로 한국(제주)에 파견되어 평생 가난한 제주인들을 위해 헌신했던 ‘맥그린치’ 신부기념관을 찾은 적이 있다. 기념관입구에서 그분의 도민을 위한 기도문을 읽을 수 있었다. “한국으로 와서 동료들과 이야기 했어요. 얼마못가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1954년께) 제주사람들은 너무 가난했어요. 4·3과 전쟁(6·25) 때문에. 그리고 매일 기도했습니다. 이 사람들을 잘 살게 해달라고요. 아버지 계속 부탁만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곳 제주사람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저는 아직도 많이 의지하게 됩니다.”

바라건대, 도지사께도 이곳을 방문하셔서 현재 도민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들을 자립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이들의 후대들이 제주를 성장발전 시키는 주역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도지사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곱씹어봤으면 한다. 아마도 이곳에서 ‘자력갱생(自力更生)하여 자립경제를 일구어 내는 것’만이 도지사의 진정한 책무이자 제주개발의 목적이 아닐까 한다. 다른 것들은 후순위로 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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