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산지 폐기, 매번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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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이 출하 전에 밭에서 갈아엎어지는 일이 매년 벌어지고 있다. 올해는 제주의 대표적인 월동채소인 무와 양배추가 그 신세다.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다. 이로 인해 농가들은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월동무의 경우 2018년산 생산 예상량은 34만t으로, 2017년산보다 2만여 t이 증가했다. 가격은 평년보다 20% 떨어졌다. 양배추는 2018년산 생산 예상량이 11만5000t으로, 전년의 9만4000t보다 22.3% 늘었다. 반면에 가격은 평년보다 23% 추락했다.

이러다 보니 월동무는 7000t, 양배추는 9000t을 산지 폐기에 나서기로 했다. 농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동안 정부와 제주도의 지원으로 이뤄졌던 것과는 다르다. 그만큼 농가들이 과잉생산에 따른 위기감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월동무는 산지 폐기 목표량을 1만5000t 이상으로 확대 수정했다. 이는 당초 목표량보다 갑절 이상 많은 것이다. 농가들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기에 더욱더 안타깝다.

그만큼 수익은 적정 재배면적에 달렸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나와 있다. 월동무만 하더라도 최근 3년 중 최고의 수입을 올렸던 때는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16년이다. 당시의 조수입은 1854억원(재배면적 4062ha·생산량 23만9000t)이었다. 반면에 2017년(4874ha에 31만9000t)에는 1286억원에 그쳤다. 2015년(4167ha에 26만1000t)에는 1668억원을 기록했다.

그런 만큼 농산물이 제값을 받기 위해선 재배 면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수급을 조절하는 것은 다음 순서다. 이 점에서 과잉생산을 부채질하는 초지 불법 전용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지난해에만 불법 개간지에 월동채소류를 재배한 면적이 무려 175㏊에 이른다. 이를 원천봉쇄할 수 있다면 시장은 호의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매번 산지폐기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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