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時習漢詩/支韻(시습한시/지운)
(126)時習漢詩/支韻(시습한시/지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作詩 錦山 趙龍玉(작시 금산 조용옥)

樂事之多遊好時 락사지다유호시 즐길 거리 많아 놀기 좋은 시절에/

何難詩學笑誰諮 하난시학소수자 어찌 어려운 한시 하느냐고 웃으며 누가 묻네/

耽懷句節文章琢 탐회구절문장탁 그러나, 시 구절을 탐회하고 문장 다듬으며/

先士感興嘗顯隨 선사감흥상현수 옛 선비 감흥을 맛보고 드러내고 따르고자 함이네/

주요 어휘

耽懷(탐회)=생각에 잠김. 깊이 생각함 =즐길 탐 =품을 회 =쪼을 탁 =맛볼 상 =드러날 현 =따를 수

해설

한시는 한자로 지은 시이다. 조상들은 인재를 등용하는 등용문에는 으레 한시를 작시(作詩)하도록 했으며, 외교 현장과 전장(戰場)에서 한시를 지어 보내 상대국의 기세를 꺾었으며, 임을 사모하는 마음을 한시에 담아 애정 표현을 하였으며, 관리의 부정부패를 조롱하고 꼬집기 위하여 한시를 지었다. 이처럼 한시는 다양한 영역의 생활 속에서 깊숙이 뿌리내리며 애창하였다.

공자(孔子)가 아들 리()에게 말했다. “不學詩無以言 불학시무이언: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이는 시를 모르면 지도자다운 말을 갖출 수 없다는 뜻이다.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이요: 금 술잔 달콤한 술은 백성들의 피요/

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라: 옥그릇 풍성한 안주는 백성들의 살점이라/

燭淚落時民淚落 촉루락시민루락이요: 떨어지는 촛농은 백성의 눈물이요/

歌聲高處怨聲高 가성고처원성고라: 노랫가락 커질수록 한숨소리 커지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변학도 생일잔치에서 읊은 시이다. 이 얼마나 정곡을 찌르고 있는가. 한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적 언어임을 보여준다.

중국의 시인총리로 불리는 원자바오가 20092월 네티즌과 대화를 나눴다. 당시 쇄도한 질문은 50만 개가 넘었다. 어떤 각오로 일하느냐는 질문에 원자바오는 이상은(李商隱)의 시에 나오는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을 그만 뽑고, ’蠟炬成灰淚始乾랍거성회루시건: 양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른다고 대답했다.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 없었다. 이 한 마디에 질문을 던진 네티즌은 물론 대화를 지켜보던 수억의 중국인들은 만족했다고 한다. 중국 정계에서 시 한 구절이 최고의 레토릭(수사학) 리더십임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우리도 어려워하지만 말고 한시 한 구절을 지어보자. <해설 금산 조용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