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 앞둔 벤투호의 숙제 '점유율과 빠른 템포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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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슈팅 '실종'…잦은 패스 실수와 느린 템포로 '답답한 경기'
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바레인의 16강전에서 전반 황희찬이 첫골을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바레인의 16강전에서 전반 황희찬이 첫골을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점유율과 빠른 템포의 공존 방법을 찾아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3(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의 바레인을 상대로 연장전 끝에진땀승을 거두고 아시안컵 8강에 올랐지만 59년 만의 우승 달성의 목표가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벤투호는 이번 아시안컵을 맞아 중국과 조별리그 C3차전을 빼면 상대를 확실하게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필리핀(116)과 키르기스스탄(91)을 상대로 밀집 수비의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해 두 경기 모두 1-0 신승을 거뒀다.

그나마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하고 치른 중국전에서는 한국 축구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위험지역에서의 정밀한 패스가 나오면서 2-0 완승을 했다.

중국전 쾌승으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는 느린 템포의 답답한 점유율 축구에 매몰돼 좀처럼 득점 기회를 얻지 못했다.

벤투호의 스타일은 골키퍼부터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거쳐 공격진까지 볼이 투입되는 철저한 '빌드업 축구'.

하지만 이날 선수들의 패스 속도가 너무 느렸고, 상대의 밀집 방어 스타일에 패스가 너무 많아져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슈팅 개수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벤투 감독조차 "쉬운 실수가 많이 나왔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전반전 동안 한국은 점유율에서 바레인을 73%-27%로 앞섰다. 볼만 돌리다 슈팅 기회를 제대로 못 잡은 셈이다.

벤투호는 바레인을 상대로 120분 연장 승부 동안 슈팅을 7개밖에 시도하지 못했고, 유효슈팅은 2개였다.

유효슈팅 2개가 모두 득점으로 이어진 것은 행운이었다.

결국 태극전사들은 바레인을 상대로 전후반 90분에 연장 전후반 30분까지 120분을 뛰면서 평균 17분마다 한 차례씩 슈팅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수치만으로도 얼마나 답답한 경기를 펼쳤는지 드러난다.'

반면 바레인은 한국보다 많은 9차례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슈팅도 4개나 됐다. 기록으로만 따지만 한국이 이긴 게 신기할 정도다.

수비에 집중하는 팀을 만나면 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패스와 과감한 돌파로 상대의 수비벽을 허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벤투호는 바레인을 상대로 점유율만 높았을 뿐 공격 전개 작업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특히 점유율 축구의 핵심인 패스에서 실수가 잦아 스스로 템포를 잃었고, 상대에게 역습으로 실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황희찬과 김진수(전북)의 득점은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돌파로 위험지역으로 볼을 보내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충분히 점유율과 빠른 템포가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벤투호 공격수들이 완벽한 기회를 만들려고 슈팅을 너무 아끼고 있다는 게 문제다.

황희찬(함부르크) 역시 선제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에 앞서 골대 정면에서 좋은 슈팅 기회가 있었지만 주저하다 상대에게 빼앗기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회복도 우승을 향한 중요한 요소다.

중국전이 끝나고 엿새 정도 휴식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무거워 보였고, 결국 컨디션 난조가 빠른 템포의 축구를 방해하는 원인이 됐다.

벤투 감독은 "모든 선수가 똑같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대표팀에 합류해 피로가 쌓였다. 여기에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다치면서 공격진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변명은 필요 없다. 지금은 잘 휴식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다음 상대인 카타르는 비록 FIFA 랭킹이 93위 밖에 되지 않지만 조별리그에서 3연승에 10골을 따내며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어 '난적' 이라크를 1-0으로 물리치고 8강에 올라 오는 25일 한국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싸운다.

한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템포를 살려 과감한 슈팅으로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야만 승산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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