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이해·성찰 곧 자신 삶으로 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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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까/홍성운 시조집

화북공단 고물상 앞에서 잠깐 머뭇대다/피겨 선수 사진에 시선이 꽃혔는데/폐차장 견인차 한 대/승용차를 끌고 간다////본래 온 곳으로 돌아간대도 슬프다/길마다 지문 찍던 긴 여정을 끝내고/내생에 한 몸 되기를/저들은 고대할까//,’(시조 폐차의 장례)

홍성운 시인의 시조집 버릴까가 출간됐다.

시인은 일상사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물이나 타인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 마침내 자신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로 귀결한다는 것을 시조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조집의 제목인 버릴까라는 단어에서 소소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일상의 삶 속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아가는 시인의 태도가 엿보인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됐다. 특정한 편집 의도에 따라 구분하기 보다는 다양한 주제와 소재의 시를 두루 분산하되 독자가 한자리에서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시를 각각의 묶음으로 삼았다.

묶음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주제와 소재의 작품들을 마주해 볼 수 있다. 시조집은 일상의 삶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일이나 사물 또는 생명체가 시인에게 예사롭지 않은 시 창작의 적극적 계기가 되는 걸 느낄 수 있다.

현기영 소설가는 추천사를 통해 이 시집은 투명하고 서늘한 탈속의 경지를 보여준다. 시어들이 투명하면서도 단단하다. 중구난방의 사나운 언어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언어의 과잉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 시인의 언어 절약의 시정신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멋들어진 음풍농월이면서, 거기에 민중 수난의 예리한 기억도 담겨 있다.”고 했다.

푸른사상 ,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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