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집이 깨끗했던 건 집 안팎을 늘 쓸고 닦던 할머니와 엄마 덕분으로 기억한다. 엄마는 무릎이 제법 아픈 나이가 됐는데도 앉아서 걸레질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내가 기계의 힘을 빌려 깨끗하게 하는 걸 보고 해볼 만도 하지만, 쓸기는 해도 닦는 건 아직 개운하지 않다며 기어이 바닥에 앉는다. 덕분에 앉은 자리는 늘 광이 난다. 사람 손이 무섭다.
제주시 한림읍에 근무하면서 도로변은 물론이고 클린하우스 주변이 매우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필연 담당자 손이 많이 갔던 것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넓은 면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활환경 담당인력으로 배치되는 손은 제법 많았다. 생활쓰레기 수거, 음식물 수거, 재활용품 수거, 도로청소, 클린하우스 및 음식물처리기 세척 등 대충 헤아려도 족히 50명은 된다.
그런데도 CCTV 설치량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깨끗한 환경에 대한 주민의 요구와 욕구는 나날이 뚜렷하고 커져 행정은 기기를 이용해 이를 해소하는 실정이다. 그 CCTV가 설치된 곳도 당장은 불법 행위가 줄어들지만, 카메라를 피해 바로 옆 사각지대에 쓰레기는 다시 쌓이고, 카메라가 없는 또 다른 곳으로 쓰레기는 새로이 모인다. 결국 과태료 처분에 대한 이의제기 끝에 납부로 일단락된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도 읍사무소 종합상황실은 어김없이 운영된다. 당일 발생 쓰레기는 당일 전량 수거조치될 예정이며, 청소차량도 정상 운영된다.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은 물론이고 명절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임현정, 제주시 한림읍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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