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묵직한 질문 던지는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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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받아봤을만한 질문이다.

내달 13일 개봉하는 영화 '증인'은 이 평범하고도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관객에게 직구로 던진다.

순호(정우성 분)는 과거 민변의 '파이터'로 통했지만, 현실과 타협해 거대 로펌에 들어간 변호사다. 자신의 출세가 걸린 살인사건 용의자의 국선 변호인이 된 그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애를 쓴다.

순호는 우여곡절 끝에 지우와 가까워지고 결국 지우가 자폐아라는 점을 이용해 의뢰인의 무죄 판결을 끌어낸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보이자 이미 지우의 세계 속에 들어온 순호는 혼란스러워한다.'

영화의 플롯은 뭔가 낯이 익다. 현실과 타협하고 목적을 향해 달려가려던 변호사가 순수한 영혼과의 소통을 통해 끝내 초심을 찾는 내용은 기시감을 준다. 순호와 지우가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살인사건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라는 소재 자체로 미스터리 장르가 될 수도 있었지만, 영화는 휴먼 드라마의 길을 택했다. 영화 속 살인사건의 진실이 궁금해지기도 하나 초반부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도다.

법정에서 검찰 측과 변호인이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법정 장면을 마지막 클라이맥스로 사용한 점은 뻔하게 다가온다. 생리대 안전성 논란 등 실제 사회 문제를 곁가지로 다뤄 시의성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영화가 전달하려는 바는 명확하다. 지우가 순호에게 하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은 관객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오히려 관객은 출세를 향해 달려가다 지우로 인해 멈칫거리는 순호만큼이라도 자신이 좋은 사람일까 자문하게 된다.

순수한 소녀와 자본이 지배하는 로펌측을 양극단에 놓고 그사이 어딘가에 있을 순호와 관객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한다.

순호가 법정에서 자신도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말하며 결국 정의를 택하는 장면에서는 대사까지 클리셰처럼 느껴진다. 순호가 완전히 타락한 인물이 아니어서 그의 깨달음도 그리 극적이진 않다. 하지만 그만큼 관객이 순호와 자신을 동일시하기는 용이해진다.'

뻔하고 예상 가능한 내용이라도 감동이 없는 건 아니다. 누구나 갖고 있고 또 알고 있지만 잊고 살기 쉬운 편견이라는 지점을 톡 건드린다.

지우가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증인으로 나서며 "나는 증인이 되고 싶어. 증인이 되어서 진실이 뭔지 알려주고 싶어"라고 하는 장면은 마음 한 구석을 울린다.

'완득이'(2011), '우아한 거짓말'(2013), '오빠생각'(2015) 등의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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