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교통사고 최다’ 불명예 언제 벗나
‘보행자 교통사고 최다’ 불명예 언제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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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제주지역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다. 사고 건수도 문제지만 보행자가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는 교통사고가 빈발하다는 데 사안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제주는 최근 3년간 보행자 보호 위반에 따른 교통사고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자동차 1만대당 14.2건으로 전국 평균 9.2건에 비해 55%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도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82명으로 전년에 비해 되레 2명(2.5%)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45%(37명)에 달했다. 그중 최대 희생자는 노인이었다. 65세 이상 노인이 51%(19명)에 이른 것이다.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 2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그만큼 제주의 교통문화 후진성을 보여주는 징표가 아닐 수 없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제주가 교통안전에 취약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도심에선 야간에 술 취한 상태로 무단횡단하다가, 읍·면 외곽지에선 일을 보고 귀가하던 중 도로변에서 과속 차량에 의해 사고가 나는 게 대부분이다. 익숙지 않은 도로를 운행하는 렌터카 운전자에 의한 사고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우리의 교통민도(民度) 역시 한몫한다고 본다. 운전자는 보행자가 주의할 거라 생각해 전방 주시를 게을리하고, 보행자는 운전자가 알아서 피할 거라 여겨 무단횡단을 일삼는다. 잘못된 안전의식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르는 거다. 열악한 보행환경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도로 대부분이 차량 위주로 개설돼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긴 마찬가지다.

새해을 맞아 제주의 낙후된 교통문화를 벗기 위한 노력에 너나 없이 동참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교통법규 위반은 사소한 잘못이 아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자칫 남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범죄인 것이다. 경찰 역시 단속의 고삐를 죄야 할 것이다. 보행 취약시설에 대한 개선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해마다 80명을 넘어서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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