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서 인생살이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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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유리는 왜 쉽게 깨질까? 이 문제는 유리가 탄생한 이후 긴 세월 동안 인간을 괴롭혀 왔다. 어떻게 하면 깨지지 않는 유리를 만들 수 있을까? 이를 해결하려면 유리가 깨어지는 이유를 알아야 된다.

도자기의 성분은 규산염과 알루미늄 산화물과 함께 다양한 산화물이 혼합되어 있다. 유리의 성분도 이와 비슷하며, 규산염 유리로써 이산화규소의 삼차원적 그물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산화규소 외에 다른 산화물, 칼슘, 나트륨, 칼륨 등 산화물을 혼합하면 다양한 종류의 유리를 제조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자기와 유리의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도자기는 가늘고 긴 결정상들이 유리질로 굳건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유리는 비결정성 물질이다.

보통 유리를 현미경을 통해 관찰해보면 그물 같은 선들이 보일 뿐 결정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유리의 특징이다. 유리는 액체 분자처럼 늘어서 있는 것으로 액체를 그대로 굳힌 것 같다. 그래서 실제로 유리는 단단하지만 유리창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물유리(waterglass)’를 고찰해보면 유리의 바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유리는 규산나트륨의 농축된 용액이다. 이것은 이산화규소를 용융상태의 탄산나트륨과 반응시켜 합성할 수 있으며,물에 잘 녹는 성질 때문에 이렇게 작명되었다. 물유리가 유리인 것은 이산화규소를 원재료로 하기 때문이다.

탄소로 구성되어 있는 다이아몬드와 흑연이 자신 고유의 영역을 지니고 있어 나름대로의 쓰임새가 뚜렷하다. 유리이던, 물유리이던 적재적소에 이용되면 그 만큼 값지고 소중하게 작용할 것이다.

유리처럼 무질서한 그물구조를 지닌 물질의 표면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이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유리가 쉽게 깨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성질은 변화시킬 수 있다.

사람도 단련되어 면역력이 강화된 사람은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유리의 경우도 단련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용도에 이용할 수 있는 멋진 물질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유리가 녹을 정도로 가열시킨 후 차가운 공기로 급랭시키면 표면이 급격하게 굳어져 구멍이 재차 생길 여유가 없어진다. 이 덕분에 유리 내부에는 인장변형력이 생기게 되어 그만큼 단단해진다.

이런 강화유리도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잘 깨어지지 않지만 일단 깨어지면 산산조각이 난다. 그것은 제작과정에서 급격하게 냉각시켰으므로 내부에 변형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변형력을 남기지 않는 제조 기술, 화학적 방법이 고안되었다. 우리가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발전하는 인생살이처럼 유리 제조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모래의 주성분인 이산화규소를 뿌리로 유리가 다양한 응용 분야로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각도에서불산(불화수소의 수용액)및 그 밖의 특수한 용액을 이용하여 유리의 다른 측면을 개척할 수 있다.유리를 이 용액에 잠시 담근 후 꺼내면 표면에 구멍도 없으며, 튼튼해진다.

이런 용액을 제조하는데 이용한 불산은 흥미롭고 응용 가치가 있다. 이 불산은 유리를 공격하는 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병에 보관해야 된다. 이 산의 성질은 유리에 무늬를 새기는데 사용한다.

이외에도 유리 표면을 시멘트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유리 표면에 상처, 작은 구멍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유리 전체에 단단한 갑옷을 입히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유리를 가열한 후 유기규소 화합물의 용액에 담근다. 고열의 유리가 용액과 접촉하면 유기 성분은 타고, 이산화규소가 유리 표면의 구멍을 메운다. 다음에는 갑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유리가 다소 냉각되면 앞에서 말한 이산화규소 층 바깥쪽에 유기규소 화합물의 층이 형성된다. 이런 과정을 그친 유리는 튼튼하면서 높은 투명도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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