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그려보는 희망
설날에 그려보는 희망
  • 제주신보
  • 승인 201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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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옛 어른들은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겠지만 필자처럼 50대 중반을 넘어서면 한 살 한 살 나이를 더 먹을 때마다 깊은 상념에 빠져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비정하게도 속절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 앞에서 수없이 많은 생각이 떠오르지만 올해 설이 더욱 편치 않은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지금껏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한숨이 절로 날 수밖에 없다하더라도 앞으로 살아 나가야만 할 미래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찌해야 될까. 그게 자신 탓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해보지만 그래도 세상이 편치 않는 것은 어찌 나만의 탓이리오.

▲소동파가 지은 시 ‘제서림벽(題西林壁)’에 보면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것은 내 몸이 이 산중에 있기 때문이다(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불식여산진면목 지연신재차산중)’라는 구절이 있다. 천하 명산이라는 중국 여산(廬山)의 장엄한 산세와 빼어난 절경을 노래한 시의 한 소절이지만 작금의 우리 사회 모습과 어찌 그리도 닮았을까.

특정 사건이나 사회적 가치를 놓고 진보·보수, 정부 여당과 야당이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극과 극이다. 갈라치기를 통한 국민 분열을 앞장서서 조장할 따름이다.

어느 시대든 그러하듯 야당이라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그래도 책임이 더욱 막중한 건 정권을 잡고 있는 여당일 수밖에 없다.

목표가 올바르면 과정이야 어떻든 상관없듯이 한다면 오만과 자만의 덫으로 빠져든다는 것을 왜 모를까. 권력을 잡고 있을 때는 세월의 흐름이 빠른 것을 망각하기 때문인가.

▲올해는 차라리 판도라의 상자는 완전히 열어젖히면 어떨까.

그리스 신화의 최고의 신(神)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먼저 생각하는 자)의 동생 에피메테우스(Epimetheus·뒤늦게 생각하는 자)에게 아름다운 여인 판도라를 보내주면서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선물한 상자. 판도라의 호기심으로 열린 그 상자 때문에 불행·고통·악·질병·전쟁 등 온갖 재앙이 빠져 나왔지만 뒤늦게 급히 상자를 닫는 바람에 미처 나오지 못했다는 희망. 그래서 인간은 마지막 희망을 갖고 산다고는 하지만 차라리 판도라 상자를 열어젖혀 희망을 밖으로 나오게 한다면 온갖 재앙과 불행은 사라지지 않을까.

황금돼지띠의 해 설날에 여러 가지 잡생각을 하면서 앞날의 희망도 떠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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