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해경 민간선박 예인 도중 사고 사실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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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中 불법 조업 어선 적발 압송 중
예인정 고장나 자율구조선 투입 예인하다 줄 풀려 좌초
“함정 투입 여건 안 돼”
지난 2일 불법 조업하다 서귀포해경에 나포돼 예인 도중 서귀포시 보목동 인근 구두미포구 암초에 좌초된 중국어선.
지난 2일 불법 조업하다 서귀포해경에 나포돼 예인 도중 서귀포시 보목동 인근 구두미포구 암초에 좌초된 중국어선.

서귀포해양경찰서가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압송하는 과정에서 예인정 스크류가 멈추자 민간자율구조선이 구조에 나서는 과정에서 중국 어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해경이 함정을 투입하지 않고 민간 선박에 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경은 예인정에 문제가 생겨 민간자율구조선이 현장에 투입된 사실은 숨긴 채 경비함정에 의해 중국선원들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사실만 언론에 알렸다.

해경은 지난 2일 오전 차귀도 남서쪽 130㎞ 해상(어업협정선 내측 7㎞)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강소성 선적 유망어선 S호(160t, 승선원 11명)를 나포했다.

5000t급 경비함정에 의해 서귀포항으로 압송되던 S호는 다음날 오전 11시45분께 새섬 인근 해상에서 예인정에 인계됐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기관 고장으로 인해 자력 항해가 불가능한 S호에 줄을 연결해 서귀포항으로 향하던 예인정이 스크류에 폐 로프가 걸리면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것이다.

당시 제주도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고 서귀포 앞바다에서 3m 이상의 높은 파고가 이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예인정과 중국어선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나타난 것은 해경 경비함정이 아닌 민간자율구조선(잠수함 예인선)이었다. 해경 경비함정들이 다른 현장에 출동해 있어 신속하게 구조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민간자율구조선에 의해 예인정과 중국어선이 예인되는 과정에서 예인정과 중국어선을 묶은 줄이 풀리면서 중국어선이 보목동 구두미포구쪽으로 1.8㎞가량 표류하다 좌초된 것이다.

중국어선을 예인하기 위해 줄을 묶는 과정에서 경찰관 2명도 다쳐 치료를 받았다.

이와 관련, 해경 관계자는 “함정 대부분이 다른 곳으로 출동을 나가 있어서 신속히 현장에 투입할 여건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구두미포구 인근에 좌초된 중국어선 기름탱크에서 유류와 선저폐수 전량을 외부로 빼내는 한편 주변에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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