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골든타임(Golden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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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금쪽같은 시간’을 뜻하는 골든타임(Golden Time)은 일본식 영어다. 미국에선 프라임타임(Prime Time)이라고 한다. 우리말 표현으론 황금시간이다. 국립국어원은 2014년에 골든타임을 황금시간으로 순화했지만 각계각층의 현장에선 골든타임 사용이 여전히 많다.

그렇다. 현재 골든타임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의학계다. 그곳에선 ‘의학적으로 어떤 치료가 효과 있기 위해 행해져야 하는 제한시간’을 의미한다. 정치권 등에선 ‘국가나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중대한 시기나 기회’를 가리킨다.

방송계에선 ‘TV 시청 피크 시간대’를 지칭한다. 다시 말해 ‘시청률이 가장 높은 오후 7시에서 9시까지의 2시간대’를 일컫는다. 광고주들 입장에선 정말 놓치고 싶지 소중한 시간대이다. 이 시간대의 광고료가 타 시간대보다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일 게다.

▲각종 사건·사고와 재난 현장에선 ‘응급 처지, 인명 구출·구조, 화재 진압 등 그 대응의 성패를 좌우하는 초기 시간’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골든타임 적용은 제각각 다르다. 항공기 사고는 90초 이내에 탈출해야 생존확률이 높고, 선박사고는 1시간 이내이다.

급성 심장마비는 4분이다. 이 안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뇌손상으로 이어져 목숨을 잃기 십상이다.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중증 외상은 60분 이내 응급수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생 가능성이 급감한다. 산불 진화의 골든타임은 신고 후 30분 이내이다.

▲소방에서 골든타임은 통상 7분(출동시간 5분+신고접수 2분)이다. 즉 119에 화재 신고가 접수된 때부터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그래야 초기에 불을 끌 수 있다. 만약 이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하면 인적, 물적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화재 발생 시 초동 진압하려면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한데 걱정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소방차의 화재 현장 도착률이 평균 9분45초에 그쳐서다. 이는 전국 평균 7분41초에 비해 2분4초 늦은 것이다. 7분 현장 도착률도 63.1%로 2017년(63.5%)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소방차의 출동 여건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차량 급증으로 교통체증이 심화된 탓이 크다. 차량 증가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고, 이를 어쩐다. 소방차에 길을 터주는 것 말고, 달리 방법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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