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아킬레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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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아킬레스건(腱)은 발뒤꿈치에 붙어 있는 힘줄로 종아리 근육을 연결해주며 발을 내딛는 모든 움직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사람이 걷고 달리는 모든 행위에 작용하는 아주 중요한 신체기관인 셈이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면 일반인들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데 운동선수들은 선수 생명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 힘줄이 아킬레스건으로 이름이 붙여진 것은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전쟁’ 영웅 아킬레우스(Achilleus)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티아의 왕 펠레우스와 바다의 여신 테티스 사이에 태어난 아킬레우스는 불사신의 몸이었지만 단 하나의 약점이 발뒤꿈치였다.

트로이 전쟁에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 왕자 헥토르에게 전사하자 아킬레우스는 복수심에 그를 죽이고 만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아킬레우스는 헥토르 시신을 전차에 매달아 끌고 다녔고, 결국은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돼서 헥토르의 동생 파리스의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아 전사하게 된다.

▲자유한국당이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 소속 의원 3명의 ‘북한군 개입설’ 등 ‘5·18 망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금껏 5·18 민주화운동이 자유한국당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왔다면 이번에는 이들 3명의 의원이 그 아킬레스건을 난도질 해버린 것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뒤늦게서야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들 의원 3명과 자신을 당 징계위에 회부했지만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은 3명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총공세에 나서고 있어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댓글 조작 관여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과 당대표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등으로 지지율 상승세에 있었지만 이들 의원들의 5·18 망언으로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아킬레스건이 다치지 않게 보호대를 둘러도 모자랄 판에 스스로 칼질을 해대는 꼴이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지만 필자는 차분하게 혜민 스님의 말을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내가(당신) 없어도 세상은 잘만 돌아갑니다. 놓으세요. 나(당신) 없으면 안 될 거라는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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