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여풍(女風)에 맥 못 쓰는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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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국 부국장

여성은 배우자의 부모님 댁을 ‘시댁’이라고 부르지만 남성은 배우자의 부모님 댁을 ‘처가’라고 부른다.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이나 아가씨라고 부르지만, 아내의 동생은 처남이나 처제로 부른다.

현 사회가 남녀평등의 사회라고 하지만 이처럼 대한민국은 조선시대부터 드리워진 남성 위주 유교사상의 가부장적 그림자가 아직도 남아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아직까지 남성우월,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직사회에서는 거센 여풍(女風)에 남성들을 맥을 못 쓰는 모양새다. 특히 초등학교 교단에서는 매년 여초(女超) 현상이 심화되면서 남자 교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지난달 말 공립초등학교 교사 합격자 9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99명의 합격자 중 남성은 14명, 29.8%에 불과했다. 2017학년도에는 합격자 56명 중 남성은 25명·44.6%), 2018학년도에는 합격자 25명 중 남성은 단 2명(8%)뿐이었다.

초등학교 교단에서 이 같은 교사 여촌 현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상황으로, 교육계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첫 집단사회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남녀 성역할을 고르게 익히고 다양한 시각을 기를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학교 폭력 예방 활동 및 생활지도, 체육 활동 등 각종 야외 수업에 있어 남자 교사의 역할이 크지만 이처럼 남자 교사 찾기가 힘들어 원활한 교육진행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부모들은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교 측에 남자 담임교사를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여풍은 교단뿐 아니라 지방행정분야에서도 강하게 불고 있다. 매년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단골 질의로 등장하는 메뉴가 있다.

“왜 여성 공무원을 본청에서 멀리 떨어진 읍·면이나 동(洞)지역에 배치하느냐”는 것이다. 또한 “건축·토목분야, 환경, 안전, 교통 등 격무부서에 왜 여성 공무원을 많이 배치하느냐”며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제주도와 행정시 등을 질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성 공무원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제주시 본청과 읍·면·동에 배치된 127명 신규 공무원의 성비(性比)를 보면 남성 64명(50%), 여성 63명(50%)이다. 사정이 이러니 읍·면이나 격무부서에 여성공무원을 배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때 여성 공무원이 읍·면장으로 임명되면 ‘최초 여성 읍·면장’이라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지만 이제 여성 읍·면·장은 수두룩하다.

산불이 발생했을 때 과거에는 남자 공무원들이 물통을 등에 지고 진화에 나섰으나, 현 추세라면 조만간 여성 공무원들이 등짐펌프를 지고 산불과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또한 그동안 남자 공무원들만 담당했던 청사 숙직 역시 여성 공무원들이 담당할 일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공직분야에서 여풍이 거센 것은 일반 사기업에 비해 남녀 차별 없이 채용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여성들의 성적이 남성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업무나 행정업무에 있어 남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어떤 분야의 업무는 여성의 섬세함이 더 필요하고, 어떤 분야의 업무는 남성의 힘이 더 요구된다. 그러기에 어떤 일이든 남녀의 적절한 분배가 필요하다.

오래 전 여성의 사회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교사나 행정공무원 채용 시 일정 비율을 여성에게 할애하는 여성할당제가 있었다.

남자들이여! 남성할당제를 도입하기 전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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