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살이-관절을 튼튼히 고정
겨우살이-관절을 튼튼히 고정
  • 제주신보
  • 승인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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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겨울철 성판악 코스로 한라산을 오르다 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마치 둥그런 까치둥지처럼 보이는 녹색의 식물체가 눈에 띈다. 다른 나뭇가지에 뿌리를 박아 영양분을 흡수하며 살아가는 기생목 겨우살이이다. 겨울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푸른 상록을 띠고 있어 주위 나무들의 잎사귀가 떨어진 겨울철에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낼 뿐이다. 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열매 맺혀 겨우내 붙어 있다.

곡기생(寄生)은 겨우살이(Viscum album L. var. coloratum Ohwi)의 잎, 줄기, 가지이다.

거풍습강근골약(祛風濕强筋骨藥)으로서 풍습을 제거하고 근골을 튼튼히 하는 이중의 작용을 가지고 있다. 풍습의 사기(邪氣)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간신(肝腎)을 보하는 보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풍습은 풍사(風邪)와 습사(濕邪)가 겹쳐서 생기는 것으로 주로 허리나 무릎 등의 관절이 붓고 아픈 증상을 야기한다.

한의학에서 간(肝)은 무릎의 인대, 신(腎)은 허리와 연관되기에 간신이 허약한 자는 풍습의 사기가 허리와 무릎관절로 침범하기 쉽다. 곡기생은 간신을 보하는 작용이 있어 허리와 무릎관절을 튼튼하게 해준다. 따라서 곡기생은 등 허약자나 노인들의 요통, 슬통 등 퇴행성 관절 질환에 좋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임신부에게 태동불안(胎動不安)이나 하혈을 비치면서 태아가 유산되려는 증상을 치료한다. 근래에는 동물 실험 결과 혈압을 낮추는 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한라산 성판악에 핀 겨우살이
한라산 성판악에 핀 겨우살이

곡()은 떡갈나무를 뜻하지만 겨우살이는 떡갈나무 외에도 참나무, 오리나무, 느릅나무, 단풍나무, 서어나무, 팽나무, 밤나무, 버드나무 등에 잘 기생한다.

겨우살이의 변종으로 열매가 적색인 것을 붉은겨우살이(Viscum album for. rubroaurantiacum)라고 하며, 제주도에서 자란다. 또한 제주에는 동백나무 등에 기생하는 동백나무겨우살이(Korthalsella japonica (Thunb.) Engl.)도 있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동백나무 외에 꽝꽝나무, 사스레피나무, 모새나무, 사철나무, 섬쥐똥나무, 광나무, 감탕나무 등에도 기생한다.

붉은겨우살이는 중약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어 약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약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최근 항산화 등 생리활성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겨우살이과의 종족 번식은 여러 산새들이 열매를 먹고 배설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겨우살이 열매의 종자와 과육은 소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나무에 배설된다. 이때 열매에 끈적끈적한 점성이 강한 성분이 있어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고 나무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게 해준다.

관절과 관절 사이를 튼튼히 해주고 태아가 유산되려는 것을 붙잡아주는 곡기생의 효능, 나뭇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는 형상을 취상해 보면 이해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