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中어선 예인 중 침몰에 어민들 “서두르다 발생한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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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구난업체, 수중 암초 많은 주변 여건 감안 안 하고 작업 서둘러" 지적
서귀포시 구두미포구 인근 해안에 좌초된 중국 강소성 선적 유망어선 S호(160t)이 지난 23일 예인 작업 중 침몰됐다. 왼쪽이 침몰 직전 전복된 S호.
서귀포시 구두미포구 인근 해안에 좌초된 중국 강소성 선적 유망어선 S호(160t)이 지난 23일 예인 작업 중 침몰됐다. 왼쪽이 침몰 직전 전복된 S호.

속보=불법 조업으로 적발돼 제주로 압송되던 도중 좌초된 중국어선(본지 8일자 4면 보도)이 예인 과정에서 침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어민들은 해경과 구난업체가 수중 암초가 많은 주변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하고 있다.

24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께 서귀포시 구두미포구 서쪽 해안에 좌초된 160t급 중국 강소성 선적 유망어선 S호(160t)이 서귀포항으로 예인되다 78분 만인 오후 1시18분께 최초 좌초 지점에서 남서쪽 3.3㎞ 지점에서 수심 92m 아래로 침몰했다.

해경과 당시 예인 작업을 지켜보던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S호가 수중 암초 사이를 지나가며 심한 소음이 발생했다.

실제로 해경 예인정과 연결된 S호는 해상으로 빠져나갈 당시부터 계속 좌현으로 기울었고, 예인 작업이 시작된 지 20분 만인 낮 12시20분께 보목마을 어장 내에서 완전히 전복됐다.

이 과정에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전복된 S호도 예인정에 이끌려 어장구역 밖에서 침몰했다.

해경 관계자는 “S호가 예인되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물이 차면서 복원력을 잃고 침몰됐다”며 “주변에 있는 수중 암초에 선체 바닥 부위가 파공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성훈 보목마을 어촌계장은 “좌초된 선박을 암초에서 빼낸 후 예인하는 과정에서 배를 고정시키기 위한 단단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수중 여건을 면밀히 조사한 후 작업을 진행해야 했는데 해경과 구난업체가 예인을 서두르다 보니 이를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S호는 지난 2일 차귀도 남서쪽 130㎞ 해상(어업협정선 내측 7㎞)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해경에 적발됐고, 서귀포항으로 압송 중이던 3일 오전 구두미포구 서쪽 해안에 좌초됐다.

한편, 해경에 나포된 대형 중국어선이 압송 중 좌초되거나 예인 중 침몰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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