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
‘잠이 보약’
  • 제주신보
  • 승인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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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책이나 TV를 보다 졸린 듯해서 잠자리에 들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오늘 일어난 일들이나 처리해야 할 회사 업무의 파편들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몸은 피곤하고 정신은 몽롱하다. 자리에 누운 지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할 수 없다.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말이 ‘불면증’이다.

밥이 보약이라 했듯 잠도 보약이다. 알다시피 충분한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고 일의 능률을 높인다. 부족하면 병의 원인이 되고 생산성에도 손실을 초래한다. 해서 선조들은 두한족열(頭寒足熱) 같은 수면법을 최고의 건강비결로 꼽았다.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은 하루 8시간 정도의 잠이 필요하다.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는 게 정상이란 얘기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 과연 이를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불면증에 시달리다 병원을 찾은 사람이 2014년 46만명에서 2017년 56만명으로 3년 새 10만명이 늘었다.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40만명을 넘어섰다. 수면제 처방 건수도 2014년 123만건에서 2017년 159만건으로 급증했다.

주원인은 ‘고령화’와 ‘스트레스’라고 한다. 나이 들면 잠이 옅어지고 짧아지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되면 불면증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적 분노와 스트레스도 함께 커지면서 나이·성별을 불문하고 불면증 앓는 사람이 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과거엔 ‘머리만 대면 잔다’고 여겼던 20~30대 젊은 층이 잠 못 자는 일이 많아졌다. 한국사회 특성상 취업을 못했을 때 ‘밥벌이도 못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란다.

▲흔히 건강의 3대 요소는 쾌면, 쾌식, 쾌변이라 한다. 그중 잠이 문제다. 식사는 다소 부실해도 즐겁게 먹으면 되지만 잠은 무조건 잘 자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맘대로 안 된다. 독서니, 가벼운 운동이니 도움말도 다 헛일이다. 그 자리에 수면장애라는 불청객이 틀어앉으니 현대인의 삶은 고단하기만 하다.

불면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그 정도를 모르는 법이다. 그래서 약을 먹고 잠이 들더라도 저절로 곯아떨어지는 잠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너무나 많다. 특히 일자리 감소에 따른 빈곤으로 생계형 불면증 환자가 급증한다. 옛말에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는데 먹고사는 문제로 잠 못 이루는 이들은 어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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