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제주 감귤은 허둥거리고 있다
환경변화에 제주 감귤은 허둥거리고 있다
  • 제주신보
  • 승인 20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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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겨울철 이상 기온이 심상치 않다. 때로는 한파가 내습하거나 아니면 폭설이 내리더니 금년에는 이상고온이 지속되고, 월동감귤이 과숙돼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기상이 어떻게 돌변할지 감귤농사를 짓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설령 감귤농사를 잘 짓는다 하더라도 팔 길이 막막하다. 방송매체에서는 제주감귤이 방영되지 않고, 내륙지방에서 재배되는 만감류라든지 열대작물이 소개 되고 있어 제주감귤의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제주 감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환경 변화 이외에도 제주감귤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를 보더라도 농심을 움츠리게 하는 게 오렌지 수입의 자유화다. 이에 대한 대응책이 고작 설 대목 특수를 겨냥한 홍수출하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으니 제주감귤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더구나 경기 침체로 제값받기는 고사하고 팔아달라는 실정이다. 상품을 처리하기 위해 가공용 감귤을 수매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에 소과 또는 대과를 출하시키고 있으니 상품도 대접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부분의 수입과일은 열대산으로 산도가 낮다. 달콤한 과일을 먹다보면 신맛을 좋아하던 소비자들도 새콤한 과일에는 손이 가질 않는 소비자의 식미도 잘 간파하고, 이에 대응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고품질의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양환경, 기상환경, 출하를 위한 시장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제주감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농업인의 자세가 달라져야 된다.

단지 교육을 받아 감귤농사를 짓는 시대는 지났다. 성공한 농업인을 자주 만나고 현장을 견학하면서 기본 과정을 익힌 다음에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도출하여 해결하려고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한다. 연후에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양환경을 어떻게 조성해야 될지, 변화무쌍한 기상환경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생산에 자신이 있더라도 판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즉 출하시기를 분산시키라는 뜻이다. 감귤의 종류와 품종이 다양해 숙기가 조금씩 다르다. 채수기에 꽃이 피기도 한다. 특히 레몬이 대표적이다. 1년에 3회 수확할 수도 있다. 숙기가 다른 품종을 수집하다보면 제주에서는 연중 감귤이 주렁주렁 달리게 된다.

제주에서도 극조생 온주밀감부터 카라향에 이르기까지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생산되고 있다. 이에 산도가 높은 감귤은 비닐봉지에 넣고 일반 창고에서 몇 개월간 저장해도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한라봉도 추석까지 가능하지 않은가? 고당도 계통의 감귤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비화산회토양, 자갈이 많거나 경사지고 토심이 얕은 토양을 선택하고, 화산회토양에서는 레몬 또는 기능성 감귤, 일부 만감류에서도 가능하다. 감귤은 산도가 있을 경우에는 생명력이 있어서 산이 호흡기질로 소모되면서 당도는 증가되기 때문에 창고에서 보관해도 숙성돼 품질이 향상되고 싱싱하다.

이러한 장점을 갖고 있는 감귤의 특성을 모른 채 다급한 심정으로 일반작물처럼 재배하고 생산해서 팔려는 관행적인 농법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감귤농업인은 더욱 성숙하게 되고 제주감귤의 품종은 다양해지고 계절마다 향기가 넘치는 신선한 감귤이 넘실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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