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어선 사고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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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 해양 어선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사면이 바다이기에 당연하다고 여길 수 없다. 대부분 원인이 지리적 특성과 관련된 천재(天災)가 아닌 당사자들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이기에 그렇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최근 5년간(2014~2018년) 어선 사고를 집계한 결과 총 발생 건수는 1391건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278건으로, 이틀에 1.5건이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사고 이유다. 정비 불량과 부주의, 관리 소홀 등으로 파악된 것이 1153건으로, 전체 사고의 83%에 이른다. 평소에 제대로 정비를 했거나 항해나 조업 중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사고가 되풀이되는 데도 어민들의 행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어민들 스스로가 대부분 베테랑이라며 지도나 권고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경험이 누구보다 많기에 나는 괜찮다’라는 안전불감증이 고질병처럼 뿌리 깊다는 얘기다.

‘선유자익(善遊者溺) 선기자추(善騎者墜)’라는 말이 있다.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낙마한다는 것이다. ‘베테랑’이라며 남의 충고에 콧방귀를 뀌었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는 주위에 허다하다. 더욱이 어선 사고는 곧바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진다.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가 책임을 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어나 운항 전에 어선을 점검하고 안전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지는 것은 당연하다. 몸에 배야 한다.

해경과 수산당국도 어민의 의식만을 탓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과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 어선 종사자의 안전교육 강화는 물론 이상기후로 해양 기상상태의 변덕이 심한 만큼 안전설비와 각종 장비 지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형 사고가 날 때마다 요란을 떨며 점검하고 땜질 처방을 내놓는 식으로는 ‘도돌이표 참사’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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