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위기 극복, 농어민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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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경제부장

제주의 농어촌이 심상치 않다. 생명산업인 감귤은 노지감귤을 비롯해 한라봉 등 만감류까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직면했다. 노지감귤 가격은 예전만 못하고, 전체 감귤 재배면적에서의 비중이 20%까지 늘어난 만감류의 경쟁력도 과거와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생산 비중을 차지하는 제주의 월동채소들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잉 생산과 널뛰기 가격이 반복되면서 농민들은 매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 수산업도 환경 변화와 자원 고갈, 세력 약화 등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제주지역 농어촌 경제의 수장을 뽑은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가 오는 13일 제주 전역에서 치러진다. 제주에서는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등 모두 32개 조합에서 조합장이 선출된다.

조합은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농수산물의 제조·가공·판매·수출 등의 경제 사업과 금융 관련 신용 사업, 복지후생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조합장은 조합의 전체적인 사업을 관장한다. 또한 조합장은 조합의 전체적인 인사권과 예산권 등 행사하면서 막강한 힘을 과시한다. 특히 1차산업 비중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큰 제주지역에서의 조합장은 농어촌 경제는 물론 지역사회 곳곳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조합장이라는 자리는 이처럼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만을 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이 더 막중한 자리다.

이번 선거에 5개 조합의 단독 출마를 포함해 모두 7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운동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후보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조합장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한 목소리로 조합원의 소득 증대, 복지 향상, 조합원을 위한 조합, 조합원이 주인되는 조합, 조합원을 섬기는 조합장, 새로운 개혁과 미래 비전 등을 제시하며 표심을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장밋빛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위기의 제주 농어촌을 되살려낼 주체는 조합장이 아니라 바로 농어민과 조합원들이다. 위기의 농어촌을 살려낼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가진 조합장을 뽑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위기 극복 역량을 갖추지 못한 수장을 선택하면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농어민과 조합원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간다. 위기일수록 제대로 된 조합장을 뽑아야 하고, 그 책임은 농어민과 조합원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속담에 ‘눈 먼 머리가 몸통을 벼랑으로 이끈다’는 말이 있다. 우두머리가 어리석으면 그 우두머리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두 곤경에 처한다는 뜻이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제주의 농어촌은 달라진다.

선거가 치러지는 27개 제주지역 조합의 선거인수는 8만6495명으로 확정됐다. 이 한 표 한 표에 농어촌을 살린다는 의미를 담아야 한다. 그리고 후보들의 능력과 역량, 공약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하다. 또한 학연, 지연, 혈연의 굴레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도 돈 선거 등 부정선거의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 깨끗한 선거는 조합원이나 후보자 모두가 승리하는 길이다.

선거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후보자 본인만 제한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현재의 법 규정 때문에 후보자는 자신을 알릴 수 없고, 유권자는 후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제 곧 제주 농어촌 경제의 새로운 4년을 책임질 수장이 결정된다. 농어민과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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