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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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노동당이 사회보장제도 강화를 위해 내세운 슬로건이다. 국가가 복지시책을 통해 국민의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최저생활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선진국일수록 정부 주도로 국민연금 제도가 정착돼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된 후 지금까지 운용되고 있다.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 대부분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강제적 연금이다. 가입자가 노령, 장애, 사망 등으로 소득활동을 할 수 없을 때 기본생활이 가능하도록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2060년쯤엔 연금이 고갈돼 받을 수 없게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돈은 돈대로 내고 연금은 수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작년 한 해 5조8800억원을 까먹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0.92%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이어 두번째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 적립액이 639조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정기예금 금리 2%로 맡겨도 연간 12조원 이상 불릴 자금을 되레 6조원 가까이 날린 셈이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엉터리로 운용되면 고갈 시점이 앞당겨진다는 점이다. 현 추세로도 연금은 2057년이면 거의 없어진다는 마당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대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이라도 내놔야 하는데 그 또한 요지부동이다.

혹여 정부는 국민연금이 멋대로 써도 재물이 줄지 않는 화수분으로 착각하는 건 아닐까. 도대체 누굴 믿고 연금을 내야 하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국민연금은 국가재정과 함께 국민의 삶을 떠받치는 양대 축이다. 흔들리거나 부러져선 안 되는 자산이다. 국민연금 사이트에 알아보면 내 연금이 얼마나 될지 쫙 나온다. 미래 환산가치를 보면 흥청망청은 아니라도 아껴 쓰면 노후에 한시름 덜 정도다.

이런 돈을 두고 정치인들이 마치 제 돈인 양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에 국민들은 정말이지 화가 난다. 그러니 매달 급여에서 빠져나가는 국민연금이 내 자산이 맞냐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정치권이 연금문제에 늘 태평인 걸 보면 국회에는 노후 걱정이 없는 부자들만 모인 모양이다. 믿을 건 연금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눈을 부릅뜨는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은퇴 후 내 삶을 지킬 안전판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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