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이제는 가정교육이다
우리도 이제는 가정교육이다
  • 제주신보
  • 승인 2019.03.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길주, 수필가

우리는 교육을 논할 때 유대인의 교육 방식을 곧잘 인용한다. 그것은 그들의 교육의 결과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에서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대인의 교육은 태어나기 전부터 이루어진다. 엄마와 태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태담(胎談)으로부터다. 곧이어 ‘베드타임 스토리(bedtime story)’로 이어진다. 자기 전에 베갯머리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또 일주일에 한 번 갖는 유대인들의 안식일도 교육적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온 가족이 안식일 식탁을 즐긴다. 우리의 명절처럼 최고의 음식을 식탁에 차려놓고 서너 시간 동안 식사를 즐기며 가족 간의 대화를 나눈다. 질문하고 대답하는 토론으로도 이어간다. 이를 ‘하브루타(havruta)’라고 한다. 하브루타는 가족들끼리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며 인정과 감사를 나누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들은 사회적인 성공이나 개인적인 행복 모두 그 출발과 목적지는 가정이란 믿음으로 살아간다. 그런 삶이 곧 자녀들을 세계 최고의 인재로 길러내는 자양이다. 또한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고, 청소년 문제 또한 가장 적은 이유도 대화를 통한 가정교육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에게도 가정은 있다. 그렇지만 가정교육은 없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지만 자녀와의 소통이나 대화 시간은 제로에 가깝다. 부모는 돈을 벌어다 주는 것으로 역할이 끝나는 줄 안다. 자녀와 하는 일상의 대화는 고작해야 “공부해, 밥 먹어, 게임 그만해”와 같은 요구나 지시뿐이다.

자녀를 바르게 키우려면 자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마음을 알아내는 방법은 대화밖에 없다. 가족끼리 마음을 터놓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컷 하고 나면 그 어떤 분노도 마음에 남지 않는다. 마음속에 분노가 없는 아이는 학교에서 다른 친구를 괴롭히지 않는다.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반항할 이유도 없다.

우리의 청소년 문제는 심각하다. 학교 폭력, 자살, 왕따, 가출,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치료를 위해 엄청난 돈과 인력이 동원되지만 문제 행동에만 초점을 두고 치료하다 보니 또 다른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문제의 본질은 그들 마음속 스트레스다. 대화의 결핍에서 비롯된 문제다. 자녀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탓이다. 청소년 문제의 근본 해법을 가정교육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가정교육이 자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한계를 설정하여 부모의 거부나 금지를 경험케 해야 한다. 훈계가 없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도 아니며 교육도 될 수 없다. 사랑이나 훈계의 대화도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특히 훈계는 자녀의 공감 수준을 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자녀의 성장은 부모의 인생과 직결된다. 자녀가 불행해지면 부모의 성공도 허사가 되고 만다.

이제 학원이나 공교육에서 자녀의 바른 성장을 기대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은 대화를 통한 사랑과 훈계의 가정교육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