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병 걸린 제주 바다, 근본대책 서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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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는 청정 환경을 자랑해왔다. 미래 식량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상심의 바다로 전락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색달·보목하수처리장이 각각의 해역으로 내보낸 방류수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수질기준(10㎎/ℓ)을 최대 4배나 초과했다. 환경부 지침상 수질이 하위등급인 4등급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정도면 심한 악취가 나고 미생물이 살기 어려운 수질환경으로 분류한다. 고도의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만 쓰도록 하고 있다. 실제 지역 해녀들은 물이 혼탁하고 썩은 냄새까지 풍긴다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말 그대로 생태계 파괴는 물론 어업활동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제주 바다가 자정작용을 잃은 중병의 바다가 됐는지 통탄할 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3년째 관련 용역만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제주 해역이 정화능력을 상실해 오염이 가속화하는 데도 용역에만 안주하는 셈이다. 여유부릴 상황이 아니지만 참으로 부지하세월이다. 게다가 보목하수처리장은 호우 때마다 역류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 심각한 건 이 같은 문제가 색달·보목 해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거다. 도내 8개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시설용량을 넘어 오염된 물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 심지어 6곳은 미생물이 활동을 못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이럴진대 근본대책은 여전히 허술하다. 처리능력을 초과한 하수처리장마다 증설을 서둘고 있지만 주민반발에 밀려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이다.

사실 생활하수 대란은 진작 예견된 거나 다름없다. 인구 증가, 대규모 개발사업 등으로 한계치보다 많은 하수가 한꺼번에 흘러들고 있어서다. 문제가 심각해져야 허둥대는 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해법은 달리 없다. 도민사회의 중대 과제란 점을 설득해 증설사업이 정상화돼야 한다. 세월만 보내다 바다가 오염된다면 모든 게 사후약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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