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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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동물도 영혼이 있을까? 이런 의구심에 몇 차례 시도를 해봤으나 딱히 이거다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집단 체제를 이루고 있나 하는 반면 귀신을 보게 하는 장면에서는 대응조차 못 하고 겁에 질려 꼬리 숨겨 도망가기 바쁘다. 교감으로 유추할 수 있으나 이게 정답이다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기에 일부 종교에서 업보에 따라 사람이 축이 된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감정이 있고 배려나 관심에 나름의 방식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특별한 식구로 대접받고 있기에 죽음 후에도 쉽게 잊히지 않아 수족이 떨어져 나간 슬픔의 시기를 보내야 한다.

모처럼 한가해 단풍놀이 소풍에 나섰다. 당일 다녀오는 계획이었으나 조금의 여유와 여건상 아침이 밝아야 숙소를 나오니 무슨 행사가 있는지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멀지 않아 보여 우리 일행들도 뒤를 쫓아보니 누군가의 장례식이었다. 오랜만에 전통방식 그대로를 재현시켜 마을 잔치 같은 풍경에 호기심이 생겨났다. 그런데 뭔가 매끄럽지 못하고 우왕좌왕 분주해보였다. 귀동냥을 해보니 사연인즉 돌아가신 어른이 백수를 넘기고 자녀들도 효심이 지극해 부족함이 없었으며 평소 건강하시다가 갑자기 자리에 누워 이틀을 앓으시고 편안히 가셨으니 호상이라 너도나도 소매를 걷어 품을 보태는 중인데 괴이한 일들이 벌어져 잠시 소란하단다. 사연인즉 초상 준비를 하는데 떡이 쪄지질 않는단다. 며느리가 몇 번을 확인하고 시루를 바꾸어도 쌀가루와 팥이 섞이지 않는단다. 식구들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 혹시 망자가 섭섭한 게 있나 싶어 서로를 탓하는데 설상가상 방금 전 들여온 꽃상여가 땅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아 지게차까지 동원했는데 요지부동이란다.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라 상주와 만남을 요청하니 마지못해 나오더니 귀찮은 표정이 역력했다. 시간 지체 없이 해결해 주겠다니 그제야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다가섰다. 지금 즉시 가족 친지 모두 빠짐없이 모이라 하고 차분하게 잘못 이전에 이중엔 개고기를 먹은 이가 있는데 누구냐 하니 눈치를 살피더니 작은아들과 조카란다. 이유 불문하고 당장 이 자리를 떠나라 하고 별도의 의식으로 억울함을 위로해주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부정이 아닌 주인이라 믿고 따랐던 배신감이 남긴 교훈이자 하지 말아야 할 도리이다. 큰일을 앞두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는 절대 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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