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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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감귤산업이 제주의 생명산업으로 인정을 받아온 지도 반세기다.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2차산업인 제조업이나 금융·통신·유통·교육 등 3차산업이 발전할 수 없었기에 제주의 감귤산업은 관광산업과 더불어 제주인의 삶을 지탱해 준 대표산업이었다. 그렇다면 제주 감귤산업은 미래에도 생명산업으로서의 영광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1970~80년대 감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재배가 가능했기 때문에 ‘대학나무’로 불리면서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 후 감귤산업은 오렌지 수입 자유화 등과 맞물리면서 만감류와 하우스감귤·월동 온주 등으로 품목 다양화가 이뤄지는 등 조금씩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전체 감귤 재배 면적 2만140㏊ 가운데 노지 온주감귤 재배면적 1만5006㏊(75%)에 이를 정도로 노지 온주감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후 온난화로 감귤재배지가 영·호남, 충청권 일부지역까지 확대되면서 제주감귤은 수입산 오렌지뿐만 아니라 국내 타 지역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타 지역산 만감류가 선별, 포장 형태 등에서 오히려 제주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일본은 ‘아수미’와 ‘미하야’ 등 자국에서 개발한 6개 신품종에 대해 한국 정부에 품종 보호 출원을 하면서 독점적 권리를 주장해 왔다.

그동안 제주의 감귤농가들이 일본에서 품종을 들여와 재배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아수미와 미하야를 재배하는 208농가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권 해석 끝에 지난해산 감귤을 출하했지만 추후 일본으로부터 로열티 청구 등 어떤 조치를 당할지 몰라 걱정이다.

제주에서 재배되는 대표적 감귤, 흥진·궁천 조생은 물론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만감류 모두가 일본 품종인 것을 감안할 때 종자산업 보호 조치는 큰 타격이다. 농촌진흥청 제주감귤연구소가 윈터프린스와 하례 조생,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이 상도 조생과 만감류인 가을향을 개발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제주도가 감귤산업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미래감귤산업 TF팀 운영에 나섰다.

문익점이 몰래 목화씨를 들여오듯 지난 50년 일본에서 야금야금 품종을 들여오던 타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까. 절실함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고,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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