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민에게 사랑받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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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요즘 방송과 신문에 떠들썩한 정준영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이 혐의와 함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표현으로 논란이 일었던 경찰 고위층 연루 의혹도 규명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 행안위에 출석 지위고하를 막론 엄중조치 하겠다고 했다. 경찰의 부정과 비리는 경찰의 위상과 명예를 한 순간에 실추시킨다. 경찰청장의 말처럼 지위고하 막론하고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수사해야 한다. 경찰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다.

경찰의 비위는 곧바로 경찰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에 장애요인이 된다. 경찰 자신을 위해 반드시 혁파돼야 한다. 한때 부패했던 미국 경찰은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으로 고리를 끊었다. 경찰을 위해서는 함정수사로 부정한 동료를 색출하여 처벌했다. 지금도 미국은 경찰 부정은 중범으로 다스린다. 그래서 오늘날 국민의 절대적 신뢰를 받으며 선진 경찰을 자랑한다.

필자는 전직 경찰로 유럽과 미국을 여행하면서 경찰의 활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미국 경찰은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청렴하며 공정한 법 집행으로 국민의 신뢰가 두터웠다. 무서우리만큼 강력하게 공권력을 행사하며 질서를 잡는 것을 보면서 강력한 법 집행이야말로 국민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임을 실감했다. 경찰이 청렴하고 헌신적이며 정의로울 때 국민은 신뢰한다. 이는 경찰이 경찰로서의 자존심을 가질 때 가능하다. 청렴은 불의와 비리를 예방하는 백신과도 같으며 경찰로서의 자존심이 강할 때 싹이 튼다. 자존심은 옳고 그름을 분별케 하며 유혹도 뿌리칠 수 있는 용기도 주며 수치심도 느끼게 한다. 정의롭고 의연하며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헌신 봉사의 마음도 갖게 한다. 경찰이 자존심을 가질 때 보람과 의욕과 열정이 솟는다.

우리의 현실은 일선 경찰관들이 경찰 지휘부를 불신하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주에서도 마찬가지로 지휘부에 있던 고위간부들은 퇴직 후 시민에게는 물론 부하직원들에게도 존경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직 경찰지휘부는 아프게 새겨야 한다. 특히 경찰 지휘부에서는 일선 경찰의 말 못 하는 고충과 불만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귀와 눈과 느낌으로 이해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다. 고위간부들에게 인문학적 소양과 감수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지금도 일선 파출소에서 심야 홀로 소내근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열악한 근무를 제주지방경찰청장은 알고 있을까? 지방경찰청장은 뭘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과거처럼 분골쇄신(粉骨碎身),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지도록 국가에 충성하고, 일인당백(一人當百)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하위직 경찰 역시 사람이고, 노동의 기본권과 인권이 있다.

그리고 경찰 고위간부는 국민과 부하직원이 있기에 존재한다. 경찰지휘부 스스로 파행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정도와 따라야 할 순리가 있다. 경찰의 위상과 명예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에 고위간부가 공인답고 경찰다워야 한다. 과거 함바집사건 등을 상기해 보고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경찰의 위기는 항상 고위간부들의 부정과 비리였다. 그리고 경찰이 하는 일의 초점은 청와대와 정치권이 아니라 오직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15만 경찰이 한결같이 청렴성과 자존심을 갖고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해 헌신할 때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경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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