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개념부터 김홍도 作 수노인도까지 '다채'
남극노인성, 수성, 카노푸스라고도 불리는 노인성(老人星)은 무병장수를 상징한다. 노인성은 고도가 낮아서 실제로 관측이 매우 어렵고 10월부터 3월까지만 한시적으로 볼 수 있는 희귀한 별이다. 중국에서는 노인성이 관찰되면 황제가 장수하고, 나라가 안정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고,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이런 내용이 기록돼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믿음이 한자권을 사용한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로 퍼져나갔고, 국내에서는 신라시대에 노인성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기록이 있다. 특히 노인성은 제주지역을 비롯한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은 이처럼 제주지역에서 특별히 관찰할 수 있는 노인성을 조망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19일부터 6월 16일까지 마련하는 특별전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제주를 비추다’를 통해서다.
전시는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에 흐름에 따라 세 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1부 ‘나라의 운명을 점치는 별’에서는 노인성의 개념이 만들어지는 역사적인 과정을 각종 천문서와 천문기구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가로 5m, 세로 2m에 딸아는 대형의 ‘신구법천문도’는 이번 전시의 백미로 전통시대의 하늘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작품이다.
2부 ‘장수의 별’에서는 옛 선인들이 노인성을 의인화해 수노인으로 표현한 작품과 함께 장수하는 삶을 축복하고 기념했던 그림들이 전시된다. 김홍도, 김명국, 윤덕희, 김득신, 조석진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린 수노인도를 한자리에 모았다.
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지역의 민화 수노인도와 19세기의 제주목사 이규원의 8대조가 참여한 ‘남지기로회도(숭례문 밖 연꽃 핀 물가에서의 모임)’와 같은 흥미로운 작품도 소개된다.
3부 ‘노인성이 비추는 땅, 제주’에서는 제주와 노인성의 관계를 언급한 문헌, 개인 기록 자료들을 엮어서 옛 사람들이 생각했던 노인성이 비추는 고을, 제주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jeju.museum.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