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금융 상황 실물경제 파급될 경우 타격 불가피…상시적인 리스크 점검 관리 절실
가계대출 증가율 전국 최고, 경제규모 대비 가계대출 전국 최고, 가구당 가계대출 전국 최상위, 은행권 예대율 전국 최상위 등 제주지역의 금융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금융상황이 실물경제로 파급될 경우 제주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어 리스크 점검과 관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장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가계대출잔액은 15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조7000억원(12.3%) 증가했다.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7년 이후 둔화되고 있지만 전국 평균(6.1%)보다 2배 이상 많은 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제주지역 경제규모(GRDP, 2017년 기준)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85.7%로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다.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2015년 53.1%에서 2016년 66.7%, 2017년 76.3%, 2018년 85.7% 등으로 매년 10%p 가까이 급등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가구당(2017년 기준) 가계대출 규모도 계속 증가해 지난해에는 6264만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수도권(6255만원)보다도 더 많은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더욱이 전체 여신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반이 취약한 수신은 증가 속도는 더뎌 예대율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수신잔액은 9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6000억원(5.4%) 감소했다. 은행예금 수신잔액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잔액은 전년 말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난 1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예대율(금융자금대출/(총수신-양도성예금증서))는 166.0%로, 전국 평균(91.1%)을 크게 웃돌았고, 비은행금융기관의 예대율(여신/수신)도 85.9%로 전국 평균(78.0%)을 크게 상회했다.
제주지역 예대율은 예금은행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고, 비은행금융기관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제주지역 예대율과 전국 평균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는 “금융기관의 수신기반이 취약해 예대율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가계대출 가운데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 비중이 46.3%로 전국 수준(31.0%)보다 높은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상반기 중 비은행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소득 수준이 낮은 가구의 대출 여건은 한층 악화될 전망”이라며 “부동산 시장 조정,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제주지역의 금융 불균형 요인이 실물부문을 저해하지 않도록 상시적인 리스크 분석과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